중북부에 집중된 폭우로 각종 피해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시 지하 상수도관 작업 현장에서는 인부 7명이 갑자기 유입된 강물에 휩쓸려 수몰됐다.
15일 오후 5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 한강대교 남단의 지하 30m 지점 노량진 배수지 상수도관 부설 공사 작업 현장에서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강물이 들이닥쳐 인부 7명이 그대로 수몰돼 이중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숨진 인부는 중국 국적의 조호영(57) 씨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6명 가운데 박웅길, 이승철, 장명춘 씨 등도 중국 국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한강대교 남단에서 시행하는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지하 작업장에서 내부 레일을 철거하다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공원에서 노들역으로 향하는 아파트 상수도관이 노후화해 30m 깊이의 지하로 터널을 파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닷새간 지속된 장맛비 영향으로 불어난 한강 물이 지하로 유입돼 인부들을 덮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1일부터 내린 장맛비로 이날 수몰된 7명 외에도 강원 홍천 산사태로 사망한 박모(85)씨를 비롯해 3명이 숨졌으며, 이재민의 경우 경기도 197명, 서울 9명, 강원도 57명 등 총 122가구 2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침수 또는 반파된 주택은 122채, 침수·매몰 농경지는 132.4㏊에 달했다. 강원 춘천에선 양계장이 침수돼 병아리 8,000마리가 폐사했다.
특히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강원지역의 피해가 컸다. 춘천에서는 124가구가 침수되고 2가구가 파손됐다. 또 인제군 남면 양봉 50군이 산사태로 매몰됐으며 화천, 홍천, 춘천, 양구 등 7개 시·군에서 23.4㏊의 농작물이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도로 침수와 건물 훼손도 잇달았다. 중앙고속도로 강원지역을 포함해 31개의 도로가 유실되고 산지 15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서울 노원구 전통사찰 학림사는 석축이 무너졌다.
또 설악산국립공원 12개 지점, 치악산국립공원 12개 지점, 오대산국립공원 9개 지점도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기상청은 장마가 이번 주에도 계속해서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6일 오후부터 17일까지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역은 시간당 30㎜ 안팎의 많은 비가 강한 바람과 천둥·번개를 동반해 집중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 일부 지역에는 2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수도 있다.
기상청은 18일 이후에도 북한지방에 장마전선이 머물면서 서울을 포함한 중북부 지역에 간헐적으로 비가 내리고 충남 이남 지역에선 섭씨 30도 이상 오르는 불볕 더위와 함께 강한 소나기가 올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부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되는 이유는 중국에서 소멸한 태풍으로부터 방출된 다량의 수증기가 중부지역에 유입되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이번 주는 많은 비와 함께 서울을 비롯해 경기 서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도 예상된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