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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열린 판도라 상자… 각서 쓴 의원들 입 꽁꽁 '철통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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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열린 판도라 상자… 각서 쓴 의원들 입 꽁꽁 '철통보안'

입력
2013.07.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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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및 관련 자료에 대한 국회의 첫 예비 열람은 삼엄한 경계와 여야 열람위원들의 '침묵' 속에 진행됐다. 10명의 여야 열람위원들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상견례를 마친 뒤 버스 편으로 오전 11시40분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국가기록원에 도착했다.

열람위원들이 기록원 4층 중회의실에 마련된 대통령지정물 열람장에 도착하자, 하종목 대통령기록관장 직무대행 등 기록원 소속 직원 7명도 자료 목록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서류 가방과 문서 파일들을 들고 속속 회의실에 들어갔다. 국회의 사상 첫 '사초(史草) 열람'이라는 점을 의식한 탓인지 예비 열람은 특별한 절차 없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반윤주 대통령기록관 홍보담당관은 "제공된 자료는 7개 키워드에 따라 추린 목록으로 구체적 내용은 알 수 없다"며 "열람 위원들이 기록물의 제목만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제구역'이라고 적힌 중회의실에서는 특수경비 2명과 기록원 직원 6명 등 8명이 주변을 지키며 취재진의 접근을 통제했다. 이날 회의실 주변에는 6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대화록 열람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열람위원들은 보안서약서에 서명한 것을 의식한 듯 입을 '꽁꽁' 닫았다. 오후 1시쯤 점심 식사를 위해 5층으로 이동하는 위원들에게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반응은 한결같았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각서 써서 말 못합니다"라고 말하고 급하게 자리를 피했고,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 역시 취재진에게 미소만 지은 채 식당으로 들어갔다.

약 3시간에 걸친 예비 열람 과정에서 여야는 열람 목록을 두고 적지 않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특히 기존에 제시했던 7개 검색어를 바탕으로 대통령기록관에서 뽑아낸 문건의 목록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가기록원 측에 추가 자료 목록 제출을 요구하고 17일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예비 열람이 끝난 뒤 새누리당의 간사 열람위원인 황진하 의원은 "여기서 발표할 것이 없다. 국회에서 다시 얘기해야 한다"고 말해 이견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여야 열람 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상견례를 시작했다.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은 인사말에서 "여야가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생명으로 지킨 선이라는 것"이라며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는 계기가 돼 우리 영해를 지키자는 의지가 결집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열람위원단의 간사 역할을 맡은 우윤근 의원은 "객관적 사실을 그대로 확인하는데 그쳐야 한다"며 "해석을 달거나 주관적 의도를 갖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열람 목록에 대한 이견으로 17일 국가기록원을 다시 방문해 추가 목록을 재열람하기로 하면서 국회에서의 본 열람은 빨라야 17일 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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