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5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공단 정상화를 위한 세 번째 실무회담을 열었지만 이번에도 구체적 합의문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남북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4차 실무회담을 갖기로 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현격한 만큼 향후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회담이 끝난 뒤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합의문에 담길) 서로의 합의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는데, 입장 차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며 "서로 제시한 합의 사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 17일 개성에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하고 회담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남북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므로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측 대표단은 이날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을 각각 두 차례 가졌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회담 시작 7시간 만인 오후5시쯤 결론 없이 회담을 마쳤다.
김 단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북한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이어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우리 측 인원의 신변 안전과 기업들의 투자자산 보호를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들을 완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이와 함께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우리 측 기업과 외국기업들에 대해 국제적 수준의 기업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우리 대표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서 초안을 북한에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공단 가동 중단 재발 방지책 등에 대해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설비 점검이 끝난 공장부터 조속히 가동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은 이번 회담이 개성공업지구를 빠른 시간 내에 복구ㆍ가동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공단 재가동에 대한 우리 측의 의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자신들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지난 10일 회담에서 제시한 합의서 초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동취재단ㆍ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