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북부 지방에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 측이 금강산댐 방류 계획을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한 뒤 물을 방류했다.
15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급격히 상승한 수위 조절을 위해 이날 오후 6시에 금강산댐(북측 이름 임남댐)을 열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통일부는 관련 기관에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전파하고 대비에 들어갔다.
북한은 앞서 제2차 개성공단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열린 지난 10일에도 우리 측에 예성강 발전소(황강댐) 방류 계획을 사전 통보한 바 있다.
댐 방류 사전 통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 사업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과 면담하고 금강산댐으로 알려진 임남댐 방류 계획의 사전 통보에 합의했다. 이런 북한의 댐 방류 통보 조치는 박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사업에 성의를 보이는 유화 제스처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이명박정부 시절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된 2011년과 작년에는 여름철 댐 방류를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다. 2009년 9월에는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등의 물을 방류해 임진강에서 야영객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북한이 금강산댐의 방류를 통보한 것은 2002년 6월과 2004년 8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다.
북한의 유화 제스처는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났다. 북한이 지난 11일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보류한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우리 정부에 보내면서 ‘습니다’ ‘입니다’ 등의 경어체를 쓴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합의된 7·4공동성명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이를 잇달아 거론하는 것도 박 대통령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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