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만장일치로 4선에 성공했다.
조 총재는 15일(한국시간) 멕시코 푸에블라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 연맹 총회에서 차기 총재로 선임됐다. 단독 입후보한 조 총재는 투표 없이 연맹 수장으로 추대 받아 4년 더 세계 태권도계를 이끌게 됐다. 2004년 6월 김운용 전 총재의 잔여 임기 10개월을 맡는 세계 연맹 수장으로 선출된 조 총재는 2005년, 2009년에 이어 또 한번 4년 임기를 수행한다.
조 총재는 이번 선거에 출마했던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단일 후보로 남아 연임이 확실한 상황이었다. 당직을 맡고 지난달에는 국기원 이사장으로 선출된 홍 사무총장은 현실적으로 세계연맹 총재직을 수행하기 어려워지자 지난 5일 후보 사퇴 결정을 밝히면서 조 총재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조 총재는 4선에 성공하고 나서 "태권도를 세계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올림픽 스포츠로서 존재 의미가 계속될 것이다. 다시 우리 것이라고 감싸 안으려는 순간 우리 손에서 떠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총재는 이날 전자투표 기기의 오작동 탓에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그는 "단일 후보라 투표를 안 거쳤지만 투표를 꼭 하고 싶었다"면서 "지난 4년 동안 총재로 활동하면서 과연 얼마나 많은 회원국이 지지를 보내는지 알고 싶었다"고 투표가 무산된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 총재는 지난 9년의 재임 기간 판정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전자호구 시스템과 즉시 비디오 판독제 등을 도입하고, 태권도를 보다 재미있는 경기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차등 점수제 채택 및 규정 손질 등 끊임없는 변화를 이끌어왔다. 특히 올림픽 퇴출 종목 후보로 거론되던 태권도가 2020년 올림픽의 25개 핵심 종목에 포함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조 총재의 연임으로 국제경기연맹(IF)의 수장 가운데 한국인은 박상하 국제정구연맹 회장과 함께 두 명을 유지하게 됐다.
한편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 위업을 이룬 태권도 스타 출신 정국현 한국체대 교수는 이날 세계연맹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이규석 현 집행위원도 재선출돼 한국 국적을 가진 2명이 앞으로 4년 동안 세계연맹 집행위원으로 활동한다.
이날 총회 후에는 일주일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는 201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이 열려 2년마다 치러지는 지구촌 최대 태권도 잔치의 시작을 알렸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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