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의 연봉이 최고 1억6,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사외이사 연봉 상위 10개 회사의 경우 지난해 보수를 전년보다 평균 60%나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높은 연봉에 걸맞게 사외이사의 활동에 더 무거운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에서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활동과 결정을 감시하는 것이 사외이사의 역할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작년 상장사 가운데 감사위원이 아닌 사외이사 1인이 받은 평균 보수는 SK하이닉스가 1억5,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5명이던 사외이사가 2명으로 줄어 평균 연봉이 2011년 5,500만원에서 대폭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사외이사 평균 연봉은 사내이사(8억2,300만원)보다는 적지만 직원 연봉(5,759만원)의 3배에 이른다. 이 회사 사외이사는 지난해 이사회에 15차례 참석, 모두 찬성의견을 냈다. 이사회 1회당 1,047만원을 받은 셈이 됐다.
이어 사외이사 연봉이 많은 곳은 포스코로 1인당 평균 1억5,500만원이 지급됐다. 포스코의 작년 이사회는 7차례 열렸기 때문에 1회당 받은 금액은 2,214만원 꼴이다. 지난해 포스코의 사외이사는 한준호 삼천리 대표이사,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 등 다른 기업의 현직 경영인들이다.
포스코 사외이사 연봉은 2010년 5,300만원에서 2011년 9,900만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작년 1억원선을 넘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임기 만료나 중도 퇴임한 사외이사 보수를 제외하면 실제 보수는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포스코는 "작년 사외이사 보수는 경영성과금이 포함된 금액으로 이를 제외하면 1인당 평균 7,600만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사외이사 연봉은 1억2,346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또 영원무역(1억2,000만원), 호텔신라(9,200만원), 삼성전자(8,900만원), SK텔레콤(8,500만원), 현대차(8,400만원), KB금융(8,300만원), 삼성물산(8,000만원)의 사외이사 연봉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 국내 599개 상장사의 감사위원이 아닌 사외이사 평균 연봉의 경우 3,217만원이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사외이사의 활동내용과 역할을 더욱 상세히 밝히고 개별 사외이사의 보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은 사외이사·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임원들의 개별 연봉을 모두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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