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의 증권 부문 인수전 참여를 시사했다.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 후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KB금융그룹의 모태가 국민은행인데, 그룹 전체의 비중이 은행 부문에 쏠려 있다"며 "비은행 부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 계열사의 민영화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서 답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회장의 발언은 우리금융의 민영화 과정에서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의 증권 부문 인수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계는 그 동안 KB금융지주가 이달 15일 매각 공고가 나오는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 계열을 인수할 지, 내년 초 매각 일정을 잡고 있는 우리은행 인수를 추진할 지를 놓고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사실 KB금융이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하려면 우리은행 인수가 필수적이다. KB금융이 우리은행(자산 247조원)을 인수하면 자산 615조원으로 국내 최대 리딩뱅크로 부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금융기관과도 견줄 수 있게 된다. 다만 현 국민은행 임직원 2만2,000여명과 우리은행 임직원 1만5,000여명이 통합되면 임직원 숫자만 3만7,000명에 달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 지난해 KB금융그룹 순이익의 80%가량이 국민은행에서 만들어질 정도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KB금융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임 회장의 이날 언급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 우리은행보다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 계열을 인수해 KB금융의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임회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겠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KB금융그룹 내부 사업 부문은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원칙도 피력했다. 그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것은 노조에도 분명히 얘기했지만, 비용에 비해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임직원의 지혜를 모아 수익성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는 ▦소매금융에 기반을 둔 영업력 강화 ▦리스크 관리 강화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고객 중심 경영 등을 4가지 경영 원칙으로 제시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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