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B-777기 충돌 사고를 조사중인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항공기의 자동비행장치 기능과 관제탑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하면서 조종사들은 충돌 직전까지 속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NTSB가 사고의 원인으로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듭 나오고 있다.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CVR(항공기 음성기록 장치)를 분석한 결과 조종사들이 속도에 대해 처음 언급한 것은 충돌 9초 전이었다”며 “충돌 3초전에 누군가가 복항(go around)을 외쳤고 1.5초 전에도 복항이라는 고함이 들렸다”고 밝혔다.
허스먼 위원장은 자동속도조절장치인 ‘오토스로틀’을 포함한 항공기의 자동비행모드 기능에 이상이 없었다는 사실도 언급했으며 공항과 관제탑 시스템이나 관제사의 대응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착륙유도장치가 꺼져있었지만 착륙에 문제될 상황은 아니었다”며 “사고가 발생한 날은 날씨도 맑았던 만큼 조종사들이 수동 착륙하는데 문제가 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충돌 34초전 기장의 시야를 가린 불빛에 대해서도 “이로 인해 조종사가 비행에 방해를 받은 것은 아니며 조종사들이 불빛에 대해 주고받은 대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기 기장이 불빛을 보기는 했지만 재빨리 시선을 돌려 계기판을 분명하게 볼 수 있었으며 이는 햇빛이 반사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고 NTSB 측은 전했다.
그러나 우리 국토교통부는 12일 “오토스로틀의 정상 작동 여부는 기내 다른 기록 장치 등과 비교해봐야 알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오토스로틀 기능에 문제가 없었다는 미국 당국의 발표가 조종사 과실로 몰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는 상황에서 미국 측의 다소 성급한 결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국토부 측은 “NTSB가 오토스로틀과 엔진 등에 이상이 없었다고 발표해 조종사 과실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과실에 무게를 두는 것은 아니고 사실만 얘기한 것 같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1차 현장 조사가 마무리된 사고기 동체는 샌프란시스코공항의 격납고 등으로 옮겨 보관하는데 동체 날개 뒤를 잘라 특히 앞부분을 정밀 조사하게 된다.
통상 최종보고서에 12∼18개월이 걸리지만 NTSB는 사안의 중요도를 감안해 이번 조사의 경우 12개월 내에 끝내겠다고 밝혔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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