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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7월 13일] 자연과 사람 모두가 건강한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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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7월 13일] 자연과 사람 모두가 건강한 여름휴가

입력
2013.07.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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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가 코앞이다. 아름드리나무와 시원한 계곡이 있는 산으로 갈까 아니면 파도가 넘실대는 하얀 백사장의 바다로 갈까, 그것도 아니면 옥수수 삶는 냄새 가득한 시골 마을로 갈까. 어디를 갈지 정하는 일이 여간 고민인 게 아니다.

장소를 정해놓고 나면 가서 무엇을 할지, 무엇을 먹을지 등등 모처럼 얻은 휴가기간을 즐기기에는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다. 그냥 집에서 선풍기 틀어놓고 시원한 수박하나 들고 먹는 게 최고의 피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계획의 피곤함을 즐거움으로 바꾸며 조금 다른 시각으로 일정을 짜보자. 한번 씩 들어봤음직한 용어들, 예를 들어 공정여행, 착한여행, 생태관광, 치유 등등을 묵직이 머릿속에 넣어두고서 말이다.

기분전환과 피로회복을 위해 떠난 여행길이 혼잡과 소음과 바가지요금으로 망쳐지게 두지 말자. 그래서 첫 번째.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을 치유해주는 치유의 숲으로 가자.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 준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병원균이나 해충 그리고 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는 물질을 통틀어 말한다. 피톤치드는 우리 뇌에서 알파파 발생을 증가시키는데, 알파파가 활성화되면 우울한 마음이나 지친 마음이 진정되어 자동적으로 스트레스가 낮아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단지 30분간만 숲에 있어도 독성 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90%이상 사라져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자연치유력을 향상시킨다. 혹 아토피가 있다면, 장과 심폐기능을 더 좋게 하려면 이번 여름엔 무조건 숲이다. 그래도 무작정 아무 숲이나 가지 말자. 치유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해 둔 '치유의 숲'이 별도로 있다. 전남 장성에는 삼림욕 효과를 가장 높여주는 편백나무로 이루어진 치유의 숲이 있다. 강원 횡성 청태산 포레스트힐링센터에서는 산림치유전문가와 함께 숲이 주는 효능을 과학적으로 즐길 수 있다.

이왕 숲으로 떠나는 여행, 제대로 알고 즐기자. 그래서 두 번째 떠나는 곳은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원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여름휴가 땐 21개 국립공원 중에서도 치악산, 소백산, 태안해안, 경주 등 국립공원 생태관광 10선과 올해 새롭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받은 막둥이 국립공원 무등산에서 우리나라 대표 생태자원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치를 즐겁게 경험해 보자. 단, 해설이 없다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특히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해설예약은 필수다.

번잡함을 피해서 오롯이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숲속 작은 산촌생태마을들이 제격이다. 이것이 세 번째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모노레일을 타고 숲속을 가로질러 폐광을 경험하고, 두충나무숲에서 삼림욕을 즐기고, 우리 산에서 자라는 약초를 배우고 체험하는 일, 이 모두가 경북 군위군에 있는 석산리 마을에서 가능하다. 해발 700m 고원에서 자연이 만들어준 물썰매장과 쏟아지는 별을 경험하고 싶다면 강릉 대기리마을로 가면 된다.

여행이 특별해지기 위해서는 염두에 두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가본 곳이지만 새로운 느낌의, 처음이지만 친숙한 느낌의 행복한 여행은 여행자 스스로도 지켜야 할 예의를 다할 때 가능하다. 여행에서 지켜야 할 예의 하나, 발자국만 남기고 사진만 갖고 온다. 낙서, 쓰레기, 소음, 자연훼손은 절대 금지다. 여행하는 곳의 자연과 지리, 전통과 문화를 배우고 그곳에 사는 분들의 사생활과 명예도 존중해야 한다. 지구의 연약함을 이해하고, 지정된 경로로만 이동하는 것도 잊지 말자. 그리고, 가능한 한 탄소발자국을 덜 남기는 이동수단을 선택하자. 기차나 버스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현지에서는 걷거나 자전거를 빌려 이동하는 것이 바로 저탄소 책임여행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대한민국 구석구석 나만의 여름특집' 캠페인을 통해 자연과 사람 모두가 행복한 여행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발품을 팔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올 여름 휴가를 멋지게 책임 있게 자연에서 보내고 싶은 이들은 해당 웹사이트(summer.visitkorea.or.kr)에 들어가 테마별로 제시된 정보의 세계를 누비기만 하면 이미 멋진 여행을 시작한 셈이다.

강미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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