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의 원내대변인 사퇴 추가
‘귀태’(鬼胎ㆍ귀신의 태아, 의역하면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발언 논란으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다만 ‘귀태’ 발언의 당사자인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이 12일 저녁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하고, 김한길 대표도 유감의 뜻을 나타내 논란이 가라 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으로 표현한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맹폭을 가하면서 홍 의원과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예정됐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일정을 취소하는 등 모든 국회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귀태’ 발언을 이유로 국회 일정을 거부하는 것은 ‘꼬투리 잡기’라고 비판하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또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국정조사에 대한 ‘물타기 시도’를 중단하라고 반격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홍 의원은 이날 이번 사태에 대해 짧게 사과하고 원내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관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 입장”이라며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13일 논의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원수에 대한 직접적 명예훼손이고 모독이며,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홍 의원 및 김한길 대표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홍 의원이 전ㆍ현직 국가원수에 대해 모욕을 넘어 저주하는 내용의 얘기를 했다”고 성토했다. 새누리당은 홍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했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폭언이고 망언이자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며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귀태 발언을 이유로 새누리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취소한 것은 국정원 국정조사 무력화 시도”라고 맞불을 놓았다.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질을 가리기 위해 정부ㆍ여당과 국정원이 총동원돼 국정원 국정조사 무력화를 시도해도 우리는 결코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조 특위 위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이 특위를 ‘개점 휴업’ 상태로 만든 데 이어 ‘폐업’까지 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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