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을 둘러싼 재산과 관련한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와 지난 5월 이혼한 신정화(44)씨가 전 시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신씨는 강원도 평창군 용평 콘도 소유권과 관련해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돼있는 지분을 노 전 대통령으로 이전하기 위한 소송을 지난달 19일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 2005년 구입한 이 콘도는 시가 30억원에 달하며 재헌씨와 신씨의 공동 명의로 등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소장에서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를 하면 여론의 비난을 받을 것을 우려해 차명으로 등기를 했던 것"이라며 실소유주인 노 전 대통령에게 등기 이전을 주장했다.
신씨의 소송은 콘도 소유로 인한 세금 부담을 피하거나 재산 분할을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납 추징금 231억원에 대한 환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이 콘도가 본인 소유라고 하면 바로 국가로부터 추징당할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만큼 신씨가 재산 분할 과정에서 차지할 수 있는 재산은 많아질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소장을 전달받았으며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밝히지 않았다. 소장 송달 후 한달 이내에 답변을 하지 않으면 신씨의 청구를 인정한 것으로 간주돼 콘도 소유권은 노 전 대통령 앞으로 이전된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신씨의 아버지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을 상대로 대검찰청에 재산 반환과 관련한 진정서를 냈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신 전 회장에게 230억원을 맡겼는데 현재 이자 등을 따지만 654억여원에 달하므로 검찰이 이를 밝혀내 되찾아주면 이 돈으로 추징금을 완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