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이용대(25ㆍ삼성전기)-고성현(26ㆍ김천시청)이 제27회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용대-고성현은 11일 밤 러시아 카잔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끝난 대회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아이바노프-이반 소조노프를 2-1(13-21 21-13 21-13)로 제압했다. 이로써 지난 7일 배드민턴 혼합단체전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이용대는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세계랭킹 13위를 맞아 일방적인 경기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상대가 공격을 주도했다. 아이바노프-소조노프는 홈 그라운드 이점에 큰 키를 활용한 강한 스트로크로 잇달아 점수를 얻었다. 세밀한 플레이 보다는 힘을 앞세워 공격을 주도했다.
이용대-고성현은 당황했다. 한 수 아래의 기량으로 평가하던 상대의 맹렬한 기세에 눌린 모습이었다. 결국 연달아 실책까지 저지른 이용대-고성현은 첫 세트를 13-21로 뺏겼다.
2세트 초반도 쉽지 않았다. 이번에도 상대는 강한 스트로크를 내리 꽂았고 이용대-고성현은 수비하기 바빴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 남자 복식조는 2세트 중반부터 차분한 플레이를 앞세워 분위기를 전환했다. 순발력, 세밀함, 팀워크에서 기량 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이후 2세트를 21-13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이용대-고성현은 마지막 3세트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을 목을 걸었다.
이날 한국은 이용대-고성현 외에도 배드민턴 결승에 오른 전 종목(여자단식ㆍ여자복식ㆍ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가장 먼저 열린 혼합 복식에서 김기정(삼성전기)-김소영(인천대)은 중국의 류청-톈칭을 2-0(22-20 21-14)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단식의 '간판' 성지현(한국체대)도 여자 단식 결승에서 대만의 다이쭈잉을 2-0(21-16 29-27)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유니버시아드 단식에서 금메달을 가져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한국 전 대표팀 감독의 딸인 성지현은 전반적으로 복식이 강세인 한국 배드민턴에서 단식을 이끄는 대표 주자다. 1세트를 먼저 가져간 성지현은 2세트에서 다이쭈잉과 접전을 펼치다 28-27에서 다이쭈잉이 친 볼이 네트에 걸려 승리가 결정되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여자 복식에서는 앞서 혼합 복식에서 금빛 스매시를 선보인 김소영이 장예나(김천시청)와 함께 출격해 중국의 러우위-톈칭을 2-1(27-25 15-21 23-2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김소영은 이번 대회 3관왕에 올랐다. 한국은 이날까지 금메달 12개, 은메달 6개, 동메달 8개로 러시아(금 72ㆍ은 33ㆍ동 30)의 뒤를 이어 종합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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