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에 따라 배경과 신분을 따지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사투리로 출신지를 알아보고 표현으로 그 사람의 배경과 지식 정도를 가늠하기도 한다.
가령 자전거를 cycle라고 부르면 서민이고 bike라고 말하면 상류층이라든지, 정오에 Luncheon을 먹었다고 하면 상류층이고 dinner를 먹었다고 말하면 서민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이는 마치 상류층이 채소를 vegetables이라고 하는데 나머지 사람들은 greens라고 하는 식과 같다.
중산층 서민이 'They have a lovely home'라고 말하면 상류층은 'They have a very nice house'라고 표현한다. 배 멀리가 날 때 중산층은 'I was ill on the boat'라고 하지만 상류층은 'I was sick'라고 말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또 상류층은 부자를 rich라고 하는 반면, 중산층은 wealthy라고 하고, 화장실 휴지를 toilet paper라고 부르는 사람은 중산층이고 상류층은 lavatory paper라고 말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지금 들으면 다소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영국에서 1950년대 '상류층과 서민층'이라는 논쟁에서 나온 얘기다. Upper Class와 non-Upper Class의 논쟁이었다.
일상에서 언어 패턴을 보고 사회 계급을 논하고 지식 여부를 따지는 것은 50~60년 전 얘기만은 아니다. 외교 문서에는 격식의 예가 있고 구어체 영어에도 격은 있기 마련이지만 Dear Excellency(대사님께)같은 표현이 필요할 때가 있는가 하면 'Dear Sir' 혹은 'Dear Madame'같은 캐주얼 존칭으로 충분히 격식을 갖출 때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본토 발음이니, 상류층 발음이니 라고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상류층이라는 말 대신 'Educated'가 나왔다. 언어가 세련될 때 proper English라고 칭찬을 한다. 'He speaks proper English'라든지 'educated English'가 곧 칭찬이다. 이는 언어에도 분명히 개인의 성향과 배경을 보여주는 identity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BBC방송을 몇십년간 발췌해 들어보면 20~30년 간격에도 언어 패턴이 달라지고, 특히 계층별 개인별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걸 볼 수 있다. 과거에는 upper class English같은 분류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러한 차별적 구분 대신 'educated' 'proper'같은 또 다른 identity 분류가 생겼을 뿐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감안한다면 스스로 'personal English'와 'proper English'간의 조화를 갖춰 나가는 게 자신만의 영어 색깔을 갖는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