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변 전투 결과 흑은 중앙이 매우 두터워졌고, 백은 우하귀 실리를 차지해 부분적으로는 피차 큰 불만이 없지만, 백이 선수를 잡아 상변 흑진 삭감을 시작한 만큼 백이 약간 기분 좋은 흐름이다.
최규병이 1, 2를 교환한 다음 3으로 우변 백돌의 어깨를 짚은 게 좋은 행마지만 4 때 5로 젖힌 게 조금 심했다. 막상 6으로 끊기고 보니 다음 수가 쉽지 않다. 이후 7부터 10까지 피차 필연적인 진행인데 흑의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건 13, 15 다음 1, 3으로 단수 치는 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백이 4로 이은 다음 5 때 6(△)으로 패를 따내면 오히려 흑이 더 곤란해진다.
최규병이 할 수 없이 17로 자신의 단점부터 지켰지만 신진서가 18, 19를 먼저 교환한 다음 20으로 단수 친 게 교묘한 수순이다. 흑이 1로 반발하면 2, 4로 백 두 점을 버리고 귀를 몽땅 차지하려는 것이다. 이건 물론 흑이 큰 손해다. 그래서 24까지 타협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백이 기분 좋은 결말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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