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1일 최근 북한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 "북한이 완충지대로 가치가 있기보다는 전략적 부채가 되고 있다는 과거 학자층 일부의 인식이 이제는 중국 지도부까지 올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등을 계기로 '혈맹'으로 여겨졌던 북중 관계의 균열이 중국 지도부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이날 관훈클럽 토론에서 "(한중 정상회담에서) 제 눈과 귀가 의심될 정도로 중국 지도자들이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생각에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그 동안 한중 관계에서 통일 문제는 아예 터부시 됐었는데 이번에는 중국 지도자들이 솔직하게 얘기했다"며 "중국 지도부와 (통일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또 "북한과 경계선을 같이하는 중국 주민들이 핵실험 이후에 (압록강) 물을 먹으려고 테스트해보니 방사성 물질이 일부 발견됐다"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중국도 국민 안전에 영향을 주는 상황까지 오는 단계에서 북한 핵실험을 용인하는 식으로는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북한정책포럼 조찬 강연에서 "개성공단 재개를 놓고 당국 간 회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진전이 있는 게 좋지 않겠느냐. 그러면 어쩌면 금강산도 자연스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북한에) 답을 보냈다"고 말했다. 북한이 동시다발 대화 공세를 퍼붓고 있는 상황에서 현안인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부터 먼저 해결돼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특히 "북한을 대하는 데 있어서 3가지 정도의 신화나 편견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남측이 형님으로 북한에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는 형님론'과 '북한은 원래 그런 것 아니냐는 내재적 접근론''북한에 대한 전략적 사고론'을 예로 들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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