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가 없고, 격이 달랐다. '도마의 신' 양학선(21ㆍ한국체대)이 또 한번 '금빛 연기'를 선보였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은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체조 센터에서 열린 제27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도마 종목 결승에서 15.787점을 받아 홈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2위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15.350점)을 0.437점 차로 제치고 가볍게 정상에 올랐다. 아블랴진은 런던올림픽에서도 은메달에 그쳤다.
앙학선은 지난해 올림픽 때 선보인 기술을 그대로 했다. 1차 시도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양학선(도마를 양손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돌고 착지)'을 깔끔히 성공해 15.97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차 시도에서는 '쓰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도는 기술)'을 가뿐히 돌아 15.600점을 획득했다. 한치의 흔들림 없는 완벽한 '금빛 착지'였다.
양학선은 최고의 무대 올림픽에서 정점을 찍고 난 이후에도 정상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지난해 12월 도요타컵 초청대회와 올해 3월 프랑스 월드컵에서 잇달아 우승했고, 처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했다. 양학선은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거니 런던 생각이 났다"며 "올림픽 때보다 더 멋진 연기를 펼칠 수 있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양학선의 목표는 9월말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양학선은 '쓰카하라 트리플'에서 반바퀴를 더 도는 기술 연마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선수권에는 양학선의 라이벌인 리세광(북한)이 나오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인다. 양학선은 "세계선수권에서 꼭 신기술을 성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펜싱 여자 에페의 신아람(27·계룡시청)은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 최인정(23·계룡시청), 최은숙(27·광주시서구청)과 출전해 프랑스와 대결했으나 26-27로 패해 은메달을 따냈다. 복싱의 김인규(20·한국체대)도 하산보이 더스마토프(우즈베키스탄)에게 0-3으로 져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유도에서는 남자 60㎏급의 김원진(21·용인대)과 무제한급의 김성민(26·수원시청)이 각각 3, 4위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10일 현재 금메달 7개, 은메달 5개, 동메달 5개로 3위 중국(금 7·은 10·동 4)의 뒤를 이어 종합 4위에 올라 있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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