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손잡고, 국내 중소 콘텐츠 기업들에게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영국계 투자회사 '아틱스(Artix)인베스트먼트'가 사실은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 및 금융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19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제휴, 국내 중소 콘텐츠기업들에게 모두 2,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MOU는 콘텐츠진흥원이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게임, 방송, 애니메이션, 디지털콘텐츠 분야 국내 중소기업들을 발굴하고, 아틱스 인베스트먼트가 이들 기업들에게 총 2,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양측은 MOU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중소기업들을 공동 발굴ㆍ선별해 자금을 지원하고,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사후관리까지 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콘텐츠진흥원도 이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국내 중소 콘텐츠 기업의 자금난 해소와 함께, 담보력이 취약한 해당 중소기업들의 지속 성장을 유도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1년이 넘은 현재 아틱스 인베스트먼트가 국내 기업들에게 투자한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콘텐츠진흥원 측은 "아틱스가 MOU를 체결한 뒤 태도가 급변,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해와 MOU체결 이후 현재까지 투자 성과가 한 건도 없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투자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중소 콘텐츠 업체들이 콘텐츠진흥원이 글로벌 금융회사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 배경을 공개해야 한다고 성토하고 나섰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콘텐츠진흥원의 발표만 믿고 있다가, 투자유치를 할 다른 기회마저 놓쳐 지금 자금난만 악화했다"며 "콘텐츠진흥원은 아틱스의 투자약속을 강제할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 대표는 "콘텐츠진흥원의 아마추어적인 정책집행이 불러온 일"이라며 "MOU를 주도한 홍상표 콘텐츠진흥원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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