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500억원이 넘는 대기업 40개사가 올해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건설업종이 전체의 절반인 20개사로 가장 많고, 여신 2,000억원이 넘는 대기업도 6개사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10일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1,802개 중 584개 세부평가 대상업체에 대한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40개사를 구조조정 대상 기업(C, D등급)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경기 회복 지연으로 선정 대상이 지난해(36개사)보다 4개사가 더 늘었다
C등급을 받은 27개사는 채권단과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약정을 맺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다. 건설 14개사, 조선·해운 2개사, 철강·석유화학 1개사 등이다.
D등급을 받은 13개사는 채권단 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할 수도 있으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확률이 높다. 건설 6개사, 조선·해운 1개사, 철강ㆍ석유화학 1개사 등이다. C등급은 지난해 15개에서 올해 27개로 증가했으나, D등급은 21개에서 13개로 상대적으로 줄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40개 업체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총 4조5,000억원(은행 3조7,000억원)이며, 금융권의 추가 대손충당금(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때에 대비해 쌓는 돈) 적립소요액은 6,803억원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김진수 기업금융개선국장은 "업황이 침체한 건설, 조선, 해운 외에 올해는 철강, 시멘트 등의 업종도 새로 구조조정대상에 올라갔다"며 "건설업체는 모두 시행사이며, 골프장·리조트 업체가 7개사, 태양광업체 2개사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의 손실 흡수 여력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구조조정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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