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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증언에 기기 문제도 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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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증언에 기기 문제도 쟁점 부상

입력
2013.07.1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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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속도유지기능 썼지만 안들어"…美 기기작동 문제 조사

저속 인지 시점도 초점…조종사 4명 위기대처 상세 확인 예정

10일 아시아나기 조종사들의 진술이 일부 공개되면서 사고 초기에 쏠렸던 조종 과실 여부 문제만큼 기체 결함이나 오작동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에서 착륙 과정에서 기체의 자동출력제어장치(오토스로틀ㆍ자동속도설정 기능)를 권장치인 137노트(약 시속 254㎞)에 맞췄으나 이 속도가 유지되지 않았다는 게 조종사 진술의 요지다. 이 말 대로라면 기기의 오작동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저속 문제가 일어나 사고가 났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조종사들의 진술에 따르면 오토스로틀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기체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고도 200피트(61m)를 지난 시점이며 대략 충돌 16초 전이다. 비행기가 권장 속도 미만으로 너무 느리면 양력(떠오르는 힘)을 잃고 조정 불능 상태에 빠진다.

오토스로틀을 켜고 조종하다 보면 기기가 고장 나 속도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다. 하지만 이를 두고 너무 늦게 오토스로틀 문제를 인식한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에 이강국 기장이 스로틀을 밀어 출력을 높이려 했지만 충돌 3초 직전 시점에 속도가 더욱 떨어져 결국 활주로 앞 방파제에 부딪혔다. 하지만 조종사들이 왜 200피트 지점 전에는 속력이 느리다는 점을 몰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NTSB 측은 기기 이상 등 어떤 상황이라도 비행기 속도 감시는 조종사의 책임이라는 원칙을 앞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NTSB는 사고기 비행기록장치를 뒤져 오토스로틀의 오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밝혔다. 오토스로틀은 과거 항공기 사고에서도 수십 차례 원인으로 지목된 적이 있다. 하지만 NTSB의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사고기를 정식으로 조사했을 때 오토스로틀은 ‘작동 가능’(armed)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NTSB는 오토스로틀 오작동 여부 외에도 조종사 4명이 어떻게 상황에 대처했는지를 당사자 면담과 조종실 음성 녹음장치(CVR)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체 조사 과정에서 오토스로틀은 작동 가능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하지만 비행 도중에도 실제로 작동했는지는 블랙박스와 비교해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그러면서 “(기장들의 진술만으로) 단정적으로 기체 결함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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