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의 간판 왕기춘(25ㆍ포항시청)이 제27회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서며 건재를 확인했다.
왕기춘은 9일 러시아 카잔의 타트네프트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유도 73㎏ 결승에서 프랑스의 조너선 알라돈을 곁누르기 한판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이 체급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다 세계 랭킹 4위까지 떨어진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는 부상 복귀 후 첫 국제대회 정상, 이번 대회 한국 유도의 4번째 금메달이었다.
왕기춘은 개인 통산 최다 연승의 세계기록 보유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갈비뼈 부상을 딛고 은메달을 따낸 뒤 같은 해 12월 가노컵 대회부터 2010년 1월 수원 월드마스터즈 대회 1라운드까지 무려 53연승을 달렸다. 사실상 73kg급에서 왕기춘의 경쟁자는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또 불의의 부상을 입고 금메달을 따는 데 실패했다. 32강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 4강전에서는 왼쪽 팔꿈치를 다쳤다. 결과는 노메달. 매트 위에 서는 것조차 힘겨웠다.
양기춘은 이후 재활에 전념했다. 피나는 노력을 했고, 결국 다시 태극 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12월 회장기 전국 유도대회 겸 2013 1차 대표 선발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올 3월 강원도 철원에서 열린 2013 여명컵 전국 유도대회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국제대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 2월 열린 독일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4월 태국에서 열린 2013 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에서는 대회 3연패를 노렸지만 다시 동메달에 그쳤다. 아직 100%의 몸 상태가 아닌 모습.
하지만 4개월 만에 다시 찾은 국제대회에서 2회전을 제외한 모든 라운드를 한판승으로 통과하며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왕기춘은 우승 후 “오랜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어 기분이 좋다”며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열린 남자 66㎏급 결승에서는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조준호(한국마사회)의 쌍둥이 동생인 조준현(25·수원시청)이 일본의 다카조 도모후미에게 패해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한국 유도는 이날까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기록 중이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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