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0일 국내 주요 언론사 논설실장과 해설실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현 경제팀이 여러 가지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고 많은 것을 내놓는 등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에게 체감이 안 된다”면서 경제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날 오찬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1시간 45분 동안 이뤄졌다. 다음은 분야별 발언 요지.
■한중 정상회담
참 대화를 많이 나눴다. 나중에 재니까 7시간 반 이상 됐다. 그렇게 심도 있게 대북 문제와 여러 가지 비전에 대해서 서로 얘기를 많이 나눈 게 드물다고 하더라. 북한 문제에 관해서 어떤 공감대를 이룰 수 있었다. 중국 지도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서 지지를 표명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리의 외교정책에 대해 중국도 생각을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다. 경제 협력뿐 아니라 정치ㆍ문화 쪽으로도 다양하게 협력ㆍ교류를 넓혀가자고 합의했다. 다만 이번에 앵커 한마디(‘아시아나 여객기 착륙 사고 희생자 2명이 중국인으로 확인된 것이 다행’이라는 취지의 종편 채널A 앵커의 실언)로 그 동안 한국 국민에 대해서 정말 좋은 우호적 생각을 갖고 있던 것이 사라질 판이 됐다. 얼마나 중국 국민들에게 상처를 많이 줬겠느냐.
■대북 문제
(대북 물밑 접촉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개성공단 같은 그런 부분에서부터 뭔가 신뢰가 쌓여야 되지 않겠느냐. 한발 한발 나아가면서 융통성 있는 다른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은 기본적인 신뢰 쌓는 것도 아주 힘든 상황이다. 개성공단만 해도 재가동하자고 하지만 지난번에 느닷없이 그냥 철수해 버렸다. 기본적인 것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재가동만 서두르면 안 된다. 먼저 신뢰를 보여주고, (그런 다음) 좀 더 큰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다양한 다른 방법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기본 쌓기에 노력을 집중하려고 한다. 국제사회의 규범이나 상식에 맞게 가야 북한도 경제적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고 여러 가지로 좋다.
■경제 정책ㆍ경제민주화
부동산 정책, 추경도 했고 또 앞으로 관광과 관련해서 활성화 대책이라든가, 해외 플랜트 건설, 이런 쪽으로도 정책 금융을 통해서 키우는 여러 가지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또 이런 것을 많이 내놨지만 아직 체감이 안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내놓은 정책들을 이제 다시 국민들 눈으로 그 가치가 체감이 되도록 한번 다시 점검을 해야 한다. 돈을 풀어서 하게 되면 갑자기 경제가 좋아지는 느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오래 못 간다.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위해 부동산 대책도 내놨고 추경도 했다. 하지만 돈을 팍팍 푸는 것은 지금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주로 인프라 구축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창조경제, 벤처 하는 기반을 만들 것이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장을 계속 점검해 가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실천해 나가면 하반기로 가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정책 내놓으면 하루아침에 다 되면 경제 안 되는 나라 어디 있겠느냐.
경제민주화는 국회에서 법이 통과됐으니까 미진한 것이 조금 있지만 이 바탕으로 해서 이 질서 속에서 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새 정부는 이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워낙 세계 경제가 너무 안 좋은 상황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 용을 쓰고 있는데 그래도 우리가 노력하면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될 수 있을 것이다.
■국사ㆍ한자 교육
역사는 그 나라 국민의 혼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왜곡된 인식을 하게 되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통합이라는 것은 가치와 자기 뿌리에 대한 공감대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역사 교육은 굉장히 중요하다. 또 보편적으로 인정이 된 그런 역사를 가르쳐야지 내 생각은 이렇다 해서 가르치면 얼마나 학생들이 혼선을 일으키겠나. 역사 교육도 물론 강화해야 되고, 또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한자라는 것이 딱 보면 그냥 한글로 써져 있는 것보다 뭔가 직감으로 오는 것이 있다. 그런 것을 놓친다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EBS나 인터넷을 통해서 쉽게 배울 수 있게끔 마련해 주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인사 문제
인사를 할 때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하는 게 제일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감당해 낼 여러 가지 능력과 전문성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똑같은 전문성이라고 하면 그래도 어느 지역에 좀 몰려있거나 하면 조금 빠진 쪽으로 선택한다. 제 생각은 인위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보다는 우선 사람 위주로 생각을 많이 한다. 또 기왕이면 다양한 지역에서 되도록 하는 것도 신경을 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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