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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속도가 문제였다

입력
2013.07.0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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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9일 아시아나항공 사고 여객기의 충돌 당시 속도가 106노트(시속 196㎞)로 착륙 시 권장 속도인 137노트(254㎞)보다 훨씬 느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우리 측 조사단이 공동으로 벌이는 블랙박스 기록 분석에서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대두된 속력 급감 부분이 집중 조사될 것으로 알려졌다.

NTSB와 우리 국토부에 따르면 충돌 3초 전 사고기의 운항 속도는 권장 속도보다 느린 103노트(191㎞)로 엔진 출력은 50%였고 엔진 파워는 증가하고 있었다. 충돌 30여 초 전까지만 해도 비행기의 고도나 하강 속력은 권장 속도와 거의 차이가 없는 시속 248km로 활주로에 접근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이후 속도가 급감했다. 충돌 직전 기장이 기수를 다시 올리려 했으나 순간 꼬리 부분이 방파제에 충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공항 레이더를 분석한 결과 충돌하기 전 활주로 접근 각도는 정상이었다고 설명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속도가 떨어지면 양력이 감소하는데 양력이 중력보다 작으면 무게 때문에 비행기가 떨어지게 된다"면서 "왜 비행기 속도가 권장 속도에 크게 못 미쳤는지를 가리는 게 이번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합동조사단은 착륙 당시 조종사 2명을 8일(현지시각) 집중 조사했으며 9일과 10일에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조종사들은 조사가 끝나면 귀국하게 된다. 조사단은 또 10일부터 NTSB 본부가 있는 워싱턴에서 블랙박스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간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NTSB의 발표 내용이 조종사 과실 쪽에 초점이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발표 내용만으로는 조종사 과실로 예단할 수 없으며 블랙박스 분석을 포함한 종합적 조사를 거쳐야 사고 원인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한국인 탑승자 중 가벼운 부상을 입은 한국인 11명이 전날 오후 입국한 데 이어 이날 한국인 탑승자 5명이 추가로 귀국했다. 이로써 사고 발생 후 이날까지 한국인 탑승자 총 77명 가운데 16명이 귀국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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