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8일(현지시간) 이번 아시아나항공 B-777기 사고의 중심에 서 있는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부기장을 불러 사흘간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다.
허스먼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항공기 사고는 한가지 문제 때문에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모든 가능성을 다 검토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두는 듯한 일각의 분위기에는 경계했다.
그는"많은 언론에서 지적한 조종사의 적은 비행 경험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조종사가 기종을 바꾸는 것은 흔한 일이며 전 세계 곳곳을 다니는 여객기 조종사는 처음 가보는 공항에 처음 착륙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상 상황에서 기장과 부기장의 협조가 아주 중요한데 혹시나 해서 둘 간의 대화를 면밀하게 조사했지만 어떤 문제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두 조종사를 포함해 공항 구조와 확장 공사 등도 앞으로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조사 당국 책임자의 공식 언급이란 점에서 일단 사고 원인과 관련해 조종사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에서 블랙박스 분석 자료를 인용, 착륙 직전 사고기가 정상적인 속도보다 느리게 활주로로 접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 조사 당국이 조종사 과실을 포함한 기체 이상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NTSB는 이와 함께 동체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착륙 당시 잘려 나간 사고기 꼬리 부분이 바닷물 속 바위 틈에서 발견돼 조만간 이를 인양, 정밀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 파도가 들어왔다가 밀려나는 해변에도 사고기 잔해가 흩어져 있어 이도 역시 수거해 조사 작업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한편 허스만 위원장은 사망자 가운데 1명은 응급차에 치여 사망했을 가능성과 관련, "공항 감시 카메라 녹화 테이프를 분석 중"이라면서 "사망자는 꼬리 부분 근처에 앉아 있다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짐작되기에 사망 원인과 시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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