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구조대 "화마와 분초를 다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구조대 "화마와 분초를 다퉜다"

입력
2013.07.09 12:03
0 0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내 소방서에는 "비행기 충돌 사고(plane crash)! 비행기 충돌 사고!"라는 출동 지령이 잇달아 울렸다. 근무자들은 대부분 급박한 지령 하달에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구조대원들이 급히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시아나항공 B-777기 동체 위로는 검은 연기 기둥이 피어 오르고 있었고 기체에서는 제트 연료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9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과 경찰이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처참했던 현장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대원들은 긴박했던 구조 작업을 '시간과의 싸움'으로 묘사했다. 일부 대원은 당시 상황을 되새기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당시 사고 기체에 진입할 유일한 통로는 비상탈출용 슬라이드였다. 에먼스 소방위와 동료들은 슬라이드를 뛰어올라가 기내에 들어섰다. 마이크 커크 소방사는 기내 뒤편으로 달려가 부상자 5명을 발견했다.

한 승객은 좌석 사이에 끼어 있었고 또 다른 남자 승객은 신음하고 있었다. 다리가 부러진 여성도 있었고, 또 한 승객은 무너진 칸막이에 갇혀 있었다.

구조 작업을 진행하는 사이 기내 상황은 급격히 나빠졌다. 대원들의 머리 위로는 불이 점점 거세게 번졌고 연기도 더욱 짙어졌다. 구조대원들은 짐칸 잔해와 널려 있는 짐들을 밖으로 던지면서 비행기 내부의 길을 뚫었다.

다급한 상황에 경찰도 손을 보탰다. 사고 당시 공항 터미널에서 순찰을 하던 짐 커닝햄 경관은 보호 장비나 마스크도 없이 무조건 사고 현장으로 뛰어갔다.

커닝햄 경관은 "비행기 앞쪽으로 달려가니 승무원들이 승객들의 탈출을 돕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정말 용감했다. 모든 사람이 탈출할 때까지 비행기를 지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날개에서 연료가 대량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본 커닝햄 경관은 승무원들에게 "여기서 나가야 한다"고 소리쳤고, 승객과 승무원들이 기체 앞쪽을 빠져나가자 그는 다시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소방대를 도왔다.

너무나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침착하게 역할을 수행하면서 현장에는 이상한 고요함마저 감돌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한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초현실적(surreal)이었다. 모두가 훈련 받은 대로 맡은 바를 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화마는 사고기 동체 천장의 상당 부분을 전소시킨 뒤 소방대에 의해 진화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