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류중일 삼성 감독과 염경엽 넥센 감독이 전반기 1위 자리를 놓고 또 한번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벌인다.
꾸준한 레이스를 펼쳐 온 삼성과, 한 차례 고비를 딛고 일어선 넥센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집념이 강하다.
전반기 1위는 40승 선착만큼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동안 전반기 1위 팀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거머쥔 것은 8차례나 된다. 예외는 딱 두 번 있었다. 2009년 전반기를 3위로 끝낸 KIA가 1위였던 SK를 제치고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11년에는 KIA가 전반기 1위에 올랐지만 이후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후반기 급격히 흔들리며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결국 그 해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우승은 KIA에 2경기 뒤진 2위로 전반기를 마쳤던 삼성에게 돌아갔다.
8일 현재 삼성이 40승2무26패로 1위, 그 뒤를 넥센이 1.5경기 차(40승1무29패)로 쫓고 있다. 두 팀은 5월까지 '양강'으로 군림하다가 지난달 중순 넥센이 8연패를 경험하면서 올해도 삼성의 독주 채비가 갖춰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략가인 염 감독이 구단 안팎의 위기를 극복해내며 다시 선두 경쟁에 뛰어 들었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은 올 시즌에도 KIA, 두산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혔다. 시즌 초반 페이스는 썩 좋지 않았지만 예상대로 서서히 저력을 드러냈다.
다른 듯 닮은 두 사령탑의 뛰어난 용병술이 두 팀의 호성적에 발판이 되고 있다.
올해까지 27년째 삼성 유니폼만 입고 있는 류 감독은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통솔하며 코치, 선수에게 철저한 역할 분담을 강조하고 있다. 덕분에 고참 진갑용, 이승엽부터 김상수 등 어린 선수들까지 끈끈한 팀 워크를 자랑하다. 염 감독은 초보답지 않은 치밀한 전략가로 호평을 받고 있다. 장기 레이스에 대비한 포석으로 투수와 야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면서도 잡을 수 있는 경기는 무조건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삼성과 넥센은 나란히 전반기 6경기씩을 남겨 놓고 있다. 삼성은 이번 주 대구구장으로 SK, 한화를 차례로 불러들여 홈 6연전을 치른 이후 가장 먼저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간다. SK와의 주중 3연전이 전반기 1위 수성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LG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넥센은 9일부터 목동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른다. 이어 나흘을 쉬고 다음 주 SK와 2연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종료한다.
한국시리즈 진출의 보증 수표와 다름 없는 전반기 1위 훈장을 누가 달지 주목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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