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정가를 달구고 있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국정조사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정국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 제3정치 세력이 활로 모색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친박계 중심의 새누리당과 친노그룹 중심의 민주당이 정면 대결하는 형식으로 정국이 전개되면서 이들의 존재감이 미약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현 국면 이후의 정국 지도를 예상하며 틈새를 노리고 있다.
안 의원은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안 의원이 최근 현안에 대해 서너 차례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에서조차 "메시지가 너무 평이한데다 '안철수식 색깔'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자성이 있었다.
안 의원은 3일 자신의 트위터 글을 통해 국회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자료제출 요구안에 대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국정원 대선 개입과 대선 기간 중 대화록 유출 의혹 등 진실을 규명하는 중요한 문제가 희석될 수 있다"며 반대 이유를 분명히 했다. 이어 "대화록 원본이 공개되더라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의 대화록 원본 공개 결정은 대내외적으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8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국정원 제도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안 의원의 입장과 구체적인 제도 개혁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안 의원은 이에 앞서 이번 사건을 "우리의 민주주의를 30년 전으로 되돌린 국기문란 행위"라고 규정한 바 있다. 안 의원은 5일(대전)과 6일(창원) 18일(전주)에 지역 세미나도 잇달아 열어 한국사회 구조 개혁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6인회'로 알려진 한나라당 출신 정태근ㆍ김성식ㆍ홍정욱 전 의원, 민주당 정장선ㆍ김부겸ㆍ김영춘 전 의원 등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합리적 개혁 성향 이미지를 가진 이들은 '안철수 신당 영입 1순위'로 꼽히기도 하지만 김성식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안 의원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2주에 한번씩 공부 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은 친박계와 친노그룹 중심으로 여야 대치 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정치 개혁안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 관계자는 "평소 친분이 있고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공부하자는 모임"이라며 "각각의 색깔이 조금씩 다르므로 개별적으로 정치적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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