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가해자에게도 고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운전자 보험의 맹점을 이용해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겨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은 1일 교통사고 피해자 역할을 할 사람과 미리 짜고 사고를 낸 뒤 거액의 운전자보험금을 타낸 혐의로 최모(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피해자 역할 모집책 신모(32)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과 공모해 피해자 역할을 한 김모(24·여)씨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씨를 자신의 차량으로 친 것처럼 꾸며 가해자로 입건된 뒤 변호사 선임비 등의 명목으로 운전자보험금 1,350여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중과실사고를 내고 형사 처벌을 받아야 보험금이 많이 나온다는 점을 노려 사고 직후 옷에 술을 뿌려 음주운전으로 위장하고 김씨와 다투는 모습을 연출해 행인이 경찰에 신고하게 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최씨는 이런 방법으로 2010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13차례에 걸쳐 보험사 3곳으로부터 1억3,000여만원을 챙겼다.
신씨는 지인과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을 꾀어 범행에 끌어들였고, 공범 가운데는 한살배기 아기를 안고 피해자 역할을 한 주부도 있었다.
경찰은 최씨가 교통사고 피해자는 보상금으로 100만원 내외를 받지만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가해자는 훨씬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는 보험 약관을 연구해 형사 처벌을 감수하면서 대담하게 범행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면허정지 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비슷한 형태의 교통사고를 반복해서 내는 점을 수상히 여긴 보험회사 측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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