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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면] ARF회의 이모저모

입력
2013.07.0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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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남북을 포함한 북핵 6자회담국은 ‘한반도 비핵화’ 등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우리측 대표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ARF 리트리트(비공식 자유토론) 기조연설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이 먼저 비핵화와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와 ‘9ㆍ19 공동성명’ 등 국제 의무와 약속을 준수해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특히 북한의 추가적 도발 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북한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올바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ARF에서 대부분의 장관이 북한 비핵화의 시급성과 중요성,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강조했다”며 “북한은 이런 국제사회의 엄중한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ARF에서)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제안에 대해 많은 각료가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도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함께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9ㆍ19 공동성명’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 및 관계 정상화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끝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는 열려 있지만, 대화의 시작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의 끝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회의에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뒤 북한에 ‘2ㆍ29 북미 합의+α(알파)’의 이행을 촉구했다.

반면 북한은 평화적 핵개발 권리를 주장하며 ‘미국의 적대 정책의 산물’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조선반도 정세가 이리 악화되고 있는 근저에는 미국의 뿌리 깊은 대조선 적대 정책이 깔려 있다”며 “장본인인 미국이 (북한의) 위협과 도발을 말하는데 그 자체가 언어도단이고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박 외무상은 “이런 적대 정책이 청산되지 않고 핵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핵 문제를 비롯한 어떤 문제 해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남 북한 외무성 부국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9ㆍ19 공동성명에는 6자가 수행해야 할 일이 다 기재돼 있는데 미국, 남조선, 일본은 이행하지 않고 우리 보고 이행하라는 것은 정말 경우에 맞지 않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선 “우리는 불법무도한 그것을 끝까지 배격한다”고 말했다. 최 부국장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가중되는 핵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는 계속 강경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장관과 박 외무상은 전날 ARF 환영 만찬에서 만났지만 악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의미 있는 접촉을 하지 않았다. 윤 장관과 박 외무상은 국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만찬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기실에서 각국 외교 장관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악수를 했지만 별다른 인사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존 케리 장관과 박 외무상도 별다른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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