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통장과 예ㆍ적금 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가운데 이른바 '생계형 대출'로 분류되는 기타대출의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가계빚 부담이 커지고 소득은 늘지 않으면서, 예ㆍ적금 등 금융자산을 보유한 계층까지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은행과 제2금융권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총액은 656조4,792억원으로 전년 동월(639조5,839억원)에 비해 2.64% 늘었다. 이 가운데 주택대출은 401조1,251억 원으로 전년동월(394조7381억 원)에 비해 1.62% 증가한 반면, 기타대출은 255조3,541억 원으로 전년동월(244조8458억 원)에 비해 4.29%나 증가했다.
이로써 전체 가계대출에서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동월(38.28%)보다 0.62%포인트 늘어난 38.90%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1월(38.91%)을 제외하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맹위를 떨치던 2009년 2월(38.93%)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기타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1월 38.78%에서 2월 38.77%, 3월 38.75%로 떨어지는 듯 했으나 4월 들어 다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기타대출의 경우 주택대출에 비해 이자율이 높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 전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중 금리와 연계된 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6월 현재 주택대출의 경우 연 3.77%인 데 비해 예금ㆍ적금대출은 4.61%, 일반신용대출은 6.41%에 달한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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