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치러지는 결혼식 식사비는 1인당 평균 8만7,000원, 와인 1병은 6만7,000원에 달했다. 특히 꽃장식은 평균 700만원, 최대 20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는데, 호텔 측은 관행적으로 끼워팔기를 해오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서울 시내 특급호텔 21곳에 대한 예식상품 판매관행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 특급호텔에서 예식상품 판매 시 꽃장식을 사실상 필수항목으로 선택하도록 해오고 있었다. 르네상스호텔 등 12개 호텔은 꽃장식을 필수항목을 지정하고, 협력업체나 호텔 내부 직영점을 통해서만 꽃을 공급받도록 했다. 나머지 호텔들의 경우 고객 희망 시 꽃장식을 제외하거나 외부업체에서 반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고객 상담을 할 때 꽃장식 구입도 함께 권유하고 있어, 실제 선택에서 제외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값이 비싼 꽃장식에 대해 그 동안 일부 특급호텔은 결혼식장 대여 시 외부에서 반입할 수 없게 하고, 호텔 지정 꽃집만을 이용하도록 강요해 고객들의 원성이 적지 않았다.
꽃장식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역시 가격이 250만원이 넘는 무대연출의 경우 신라호텔 등 9개 호텔에서 필수항목으로 지정하고 있었다.
이들 호텔들은 대관료를 별도로 받지 않는 대신 일정 인원 이상의 식사를 반드시 주문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사진, 웨딩드레스, 폐백 등 다른 부대상품을 필수상품으로 지정한 호텔은 없었다.
21개 특급호텔 웨딩 상품 평균가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꽃장식은 712만7,000원, 무대 연출비는 259만2,000원이었다. 특히 식사비는 신라호텔이 1인당 13만4,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꽃 장식비는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이 2,057만원으로 최고였다..
공정위는 끼워팔기에 대한 법적 제재 근거가 빈약하다며 이들 호텔에 대해 자율개선을 유도하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급호텔 이외에도 고급 예식홀이 다수 존재하는데다, 소비자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여건이어서 꽃장식 구입 권유를 부당한 끼워팔기로 판단해 제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소비자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자율개선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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