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연평해전 11주년 추모식이 지난달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엄수됐다. 올해 추모식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열려 여느 해보다 숙연한 분위기였다. 정치적 논란과는 별개로, 서해 해상경계선 NLL을 지키다 고귀한 목숨을 바친 젊은 장병들의 애국 충정은 길이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02년 6월29일 오전 발생한 제2 연평해전은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 2척이 저지하는 해군 고속정 참수리호에 기습 공격을 가해 일어났다. 참수리호는 반격에 나섰지만 끝내 침몰했으며, 전투 와중에 장병 6명이 장렬하게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이 비극적 전투와 장병의 희생은 월드컵 3· 4위전의 열기에 묻혔다. 그리고 정부는 오랫동안 순국 장병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비통한 마음을 돌보는 데 소홀했다.
추모식과 연평해전 전적비 앞에서 먼저 간 아들을 그리며 오열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인 정치권은 NLL보다 정략적 이해에 집착했다. 또 서울 도심에서는 보수와 진보로 편이 갈린 사회단체들이 집회 공방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도 우리 국민이 연평 해전과 순국 장병들을 잊지 않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당시의 긴박한 전투상황을 담은 영화 'NLL 연평해전' 제작을 돕는 성금 모금액이 16억 원을 넘어섰다. 해군 장병과 가족은 물론이고 많은 시민 학생들이 정성을 보탰다.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려는 갸륵한 뜻이 그렇게 모인 것이다.
서해 NLL 해역은 언제 북의 도발로 전투가 벌어질지 모르는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남북의 군사적 대치와 긴장을 완화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안보의식과 도발 억지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 것이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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