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변이 몽땅 흑집으로 굳어지면 도저히 백에게 승산이 없으므로 백홍석이 적진 깊숙이 특공대(△)를 투입했지만 이세돌은 굳이 잡을 생각이 없다는 듯 전혀 무리하지 않고 차분하게 반면을 정리해 나갔다.
5 때 백이 1로 둬 봤자 흑2 다음 A와 B가 맞보기여서 어차피 연결이 잘 안 된다. 그래서 백홍석이 연결을 포기하고 대신 6, 8로 아래쪽 흑 두 점을 잡았다. 일단 실리 이득을 취한 다음 위쪽 백돌의 생사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흑도 너무 점잖게만 둬선 안 된다. 중앙 백을 다 잡든지, 아니면 공격을 하면서 상당한 이득을 취해야 한다. 이세돌이 13으로 모자 씌워서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백홍석이 14, 16으로 탈출을 꾀했을 때 17로 붙인 게 멋진 맥점이다. 1로 젖히는 건 2부터 6까지 백돌의 허리가 끊긴다. 결국 19로 막혀서 상변 아군과 연결이 어려워졌다. 과연 중앙 백돌이 살 수 있을까. 주변이 온통 흑돌 천지여서 타개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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