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반도 비핵화'… 남·북·중의 다른 속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남·북·중의 다른 속내

입력
2013.06.28 12:03
0 0

한국과 중국의 정상이 27일 회담을 통해 도출해 낸 '한중 공동성명'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동 노력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하지만 '북핵 폐기'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가 선택된 것은 북핵 문제를 보는 한중 양국의 미묘하지만 근본적인 시각 차이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북한도 최근 '조선반도 비핵화'를 다시 언급하며 대화 공세에 나서고 있어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3국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중 정상이 이번 공동성명에서 북핵 폐기를 '한반도 비핵화'로 표현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을 '유관'으로 간접 지칭한 것은 중국의 요구가 강하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당연히 한반도 비핵화는 곧 북한 핵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 한반도에서 핵개발을 하는 곳은 북한밖에 없고 남한에서의 핵무기는 이미 모두 철수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우리와 입장이 같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를 고집한 것은 남측의 핵개발 가능성과 미국의 동북아 핵 배치 등을 견제하려는, 보다 큰 틀의 전략적 관점에서 북핵 문제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중국은 북핵 자체도 위협으로 보지만 북핵이 촉발할 한국과 일본의 핵 개발과 미국 핵 전력의 동북아 전개, 즉 '핵 도미노'를 가장 큰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는 남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의 비핵화라는 의미에서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와 일맥 상통한다. 하지만 북한은 핵을 생존 수단으로, 중국은 실제 폐기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다르다.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지난 17일 북미 고위급 대화를 제안하면서 "우리의 비핵화는 남조선을 포함한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라면서 '핵 없는 세상' 건설 등을 논의하자고 대화 공세를 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우리는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들(미국 등)은 우리한테서 핵무기를 빼앗아내면 비핵화가 다 됐다고 생각하는 게 (양측 간) 차이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핵 폐기'보다 핵을 수단으로 미국과 직접적인 핵 군축 대화를 이끌어 내고 이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