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잇달아 만났다. 중국 내 권력 서열 1, 2, 3위 인물들을 하루 만에 모두 만난 것이다. 외국 정상이 중국을 방문할 때 이들 3인방을 모두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란 게 외교 전문가들의 얘기다. 중국이 박 대통령을 특별히 환대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시 주석의 경우 박 대통령과 이틀에 걸쳐 장시간을 함께 했다. 방중 첫날인 27일에는 인민대회당 동문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부터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양국 청소년대표단 공동접견, 조약서명식, 국빈 만찬까지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함께 보낸 시간은 5시간 30분이었다.
둘째 날인 28일에도 시 주석은 박 대통령과 특별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오찬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 30분부터 낮 1시 25분까지 열렸다. 결국 두 정상이 이틀간 대면한 시간이 7시간 25분에 달했다. 중국 정상이 방중한 외국 정상들에게 오ㆍ만찬을 잇따라 베푼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일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서열 2위 리 총리와 면담에 이어 만찬을 함께하며 한중 관계, 한반도 정세, 경제관계, 지역 및 국제무대 협력 등 양국 공통 관심 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전날 양국 정상이 채택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 부속서의 이행계획과 관련해 구체적 협의를 하고, 특히 경제 협력과 관련한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리 총리는 시 주석과 함께 2007년 10월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후 올해 3월 총리에 올랐다. 1955년 안후이성에서 태어난 리 총리는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허난성과 랴오닝성에서 당서기를 지냈다. 특히 랴오닝성 당서기 시절인 2004~2007년 빈민촌 개조 사업을 진행했고,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 기업 유치에 힘을 쏟았다. 우리나라에는 중국공산주의청년단 제1서기 때인 1995년과 랴오닝성 당서기이던 2005년, 국무원 상무부총리를 지내던 2011년 등 3차례 방문한 바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서열 3위 장 상무위원장과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한중 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장 위원장은 옌볜대 조선어학과를 졸업하고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한데다 저장성, 광둥성 등에서 당서기를 지내며 개혁ㆍ개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박 대통령이 장 위원장에게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역할을 당부하는 측면에서 이번 면담은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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