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창세기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야곱이 가족과 함께 얍복강의 급류를 건넌 뒤, 정체를 알 수 없는 천사와 밤새도록 맞서 싸운다. 이 그림의 소재는 여기서 따왔다. 기도하는 브르타뉴 여인들은 현실에 속하는 인물들이고 이들과 분리된 뒷부분은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뻗은 사과나무를 경계로 설교 이후 내면의 환상을 표현한 것이다.
오른쪽 위 사과나무 아래에서 씨름하는 모습은 인간과 신의 싸움이라는 해석, 인간이 사탄과 싸운 것이라는 해석, 그리고 인간이 자기 자신과 씨름을 벌인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이 작품을 계기로 고갱의 화풍은 1888년 이전과 이후로 달라진다. 그는 형태를 단순화하고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는 새로운 회화 양식을 선언한다. 이로써 고갱과 퐁타방에서 그를 따르던 젊은 화가들이 표방한 종합주의가 탄생한다. 종교적 주제를 다룬 이 그림에서 고갱은 자신이 아직 완전히 뛰어넘지 못하고 있던 인상주의에 결연히 등을 돌렸다
고갱은 이 작품을 그린 직후 교회에 기증하려다가 나중엔 팔려고 내놓았다, 고갱은 반 고흐의 동생인 테오가 화상으로 일하던 갤러리에 이 작품을 위탁했다. 당시 고갱이 요구한 금액은 600프랑(현재 약 100유로ㆍ약 14만원)이었다. 1891년 2월 23일, 고갱은 드루오 호텔 경매에 이 작품을 내놓았고, 작품은 900프랑(약 150유로)에 팔렸다. 1925년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은 그림을 영국인에게서 구입했다.
9월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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