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친구들과 캠핑이나 파티를 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맥주이죠. 이젠 맥주 전문점을 찾지 않아도 집에서도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아요."(회사원 김 모씨)
# 6월 중순 들어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자 서울 잠실동 한강공원 등에는 20~30대 직장인들이 퇴근 후 5리터 용량의 휴대용 전용용기에 든 점보캔 맥주를 차에 싣고 나타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강변에 모여 앉아 밤 세워 술잔을 주고받으며 대화에 빠져든다.
# 롯데마트는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낱개로 팔던 캔맥주 시판을 중단한지 3년 만에 다시 맥주 낱개 판매에 나섰다. 가정에서 맥주를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낱개 판매를 재개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더 자극해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맥주시장이'알뜰ㆍ실속ㆍ웰빙'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유흥용 보단 가정용 위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전체 맥주시장에서 가정용의 비중은 50.3%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처음 유흥용(49.7%)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분기에 가정용 비중은 50.4%, 유흥용은 49.6%로 가정용 비중이 더 높아진 것으로 최근 한국주류산업협회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는 여러 차수를 돌며 폭탄주를 즐겨 마시던 기존의 회식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캠핑과 파티 등 가족 레저 시장이 커지면서 가정용 맥주 판매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변형섭 OB맥주 이사는 "가정용 맥주가 유흥용보다 판매 비중이 커지는 것은 소비자들이 최근 알뜰ㆍ실속ㆍ웰빙을 강조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일상화되면서 음주문화 역시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요즘 직장 회식문화 역시 간소화되고 1차에서 짧고 가볍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 2차 대신 오히려 집에서 마음 놓고 간편하게 가족과 술을 즐기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경기 불황으로 집에서의 파티와 캠핑 등 주말 야외활동이 늘어난 것도 가정용 맥주 소비를 늘리는데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 맥주 시장이 커지면서 맥주업체는 소비자들을 끌어안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가정용 맥주는 업소측이 거래하는 특정 브랜드를 결정하는 유흥용과 달리 소비자가 직접 자신이 마실 제품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업체들은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감성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버드와이저와 코로나 등은 공식 페이스북을 오픈하고 소비자와 소통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는 최근 진행한 버킷리스트 이벤트에서 1등에 당첨돼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 완주의 꿈을 이룬 오준혁씨의 사연이 페이스북에 소개되면서 꿈을 이루게 하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버드와이저는 캠핑족을 겨냥한 페이스북 이벤트를 열어 캠핑족 맥주로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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