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 인구가 드디어 절반이 됐다. 아직도 자연적인 출생 성비를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 우위에 있으나 사회 전체의 남아 선호 사상 붕괴와 고령화, 여성 기대 수명이 남성보다 긴 점 등으로 인해 여성 인구 비율이 꾸준히 상승해 온데 따른 것이다.
단순히 인구 비율만 높아진 게 아니다. 그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각계에서 남성을 뛰어 넘는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금녀(禁女)'의 공간으로 치부되던 곳도 이젠 여성들이 맹위를 떨친다. 육사와 해사, 공사, 경찰대 등에서는 여성 생도가 수석 졸업하는 것이 다반사가 됐고 사법고시와 행정, 외무고시 등에서도 여성 합격자 수가 남성을 육박하고 있다. 가히 '여성시대의 개막'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경제 활동 비율은 남성에 비해 턱없이 저조하고 직장 내부의 임금 격차와 사회적 대우 면에서는 차별적 요소가 적지 않다. 여전히 사회 각계의 각별한 관심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27일 여성주간(7월1~7일)을 앞두고 발표한 '2013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올해 현재 국내 여성 인구는 2,508만7,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으로 집계됐다. 여성 인구가 전체 인구의 50.0%를 차지한 것은 지난 1970년 통계청이 국가 인구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올해 국내 총 인구는 지난해에 비해 0.4% 증가한 5,022만 명으로 조사됐으며, 이 가운데 여성 인구 비율은 49.955%로 집계됐지만 통계청이 인구 통계 비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하고 있어 사상 처음으로 여성 인구가 50.0%로 집계된 것이다.
국내 여성 인구 비율은 1980년 남성 50.5%, 여성 49.5%에서 꾸준히 높아져 2010년 49.9%에 달했으며 3년 만인 올해 50.0%에 도달했다.
자연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03~107명으로 보통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태어나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기대 수명이 길어 여성 인구 비율이 상승한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49.9%로 73.3%인 남성보다 23.4%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5인 이상 사업체의 여성 월 평균 임금은 195만8,000원으로 남성의 68%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25~29세 경제 활동 참가율은 71.6%에 달했지만 결혼과 육아를 하는 30대에 접어들면 56%로 크게 떨어졌다.
여성 취업자 중 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2010년 72.95%에서 2012년 74.0%로 늘었지만, 임시·일용직 비율은 35.3%로 남성(20.7%)보다 훨씬 높았다.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74.3%로 2009년 이후부터 4년 연속 남학생(68.6%)을 앞질렀지만 막상 사회에 진출하면 상대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성차별이란 또 다른 장애를 마주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