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간 평균 3시간 17분. 연장 승부까지 포함하면 3시간 22분.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 시간이 무려 16분이나 늘어났다. 심지어 26일 광주 KIA-두산전은 연장 12회까지 올 시즌 최다인 5시간 15분의 혈투 끝에 양 팀은 소득 없이 4-4로 무승부를 거뒀다. 벌써 27번째 연장 승부였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경기 시간에 팬들도 선수들도 모두 지쳐가고 있다.
불안한 불펜진…잦은 투수 교체
올 시즌 경기 시간이 늘어지고 있는 것 중 가장 큰 이유는 불안한 불펜진 때문이다. 잦은 투수 교체는 경기 시간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다. 올해 경기 시간이 정규이닝 기준 평균 3시간26분으로 가장 긴 두산의 경우 평균자책점이 4.83(8위)에 달한다. 유희관과 니퍼트를 제외한 선발진이 일찍 무너지면서 불펜의 과부하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경기에서도 무려 6명의 투수를 동원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두산을 올해 연장 승부 10차례를 기록했을 정도로 정말 힘들게 야구를 하고 있다.
불펜이 불안한 KIA도 정규이닝 기준 3시간24분 동안 야구를 했다. KIA는 트레이드를 통해 송은범과 신승현을 데려왔지만 좀처럼 불펜 안정화에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 마무리 앤서니도 블론 세이브 3차례에 피안타율이 2할8푼2리에 달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IA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4.78(6위)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속도 줄이기 위한 노력 절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경기당 평균 3시간을 넘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격한 스피드업 규정을 두면서 최대한 경기시간을 단축하려고 한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의 경우 올 시즌부터 3루 페이크 동작에 이은 1루 주자 견제가 금지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주자 1ㆍ3루 상황에서 3루 페이크 동작에 이어 1루에 견제구를 던지는 동작이 별다른 효과 없이 경기 시간만 지연시킨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반면 국내 투수들의 경우 주자가 1ㆍ3루에 자리하고 있을 때 한 템포 쉬어가는 의미에서 견제 모션을 취하는 게 다반사다.
반면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수 차례 견제를 반복한다. KBO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주자 없을 때 12초 내 투구를 적용하고, 주심의 독려로 공수 교대 시 타석에 신속히 입장을 권유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7경기에서 384만336명의 관중을 동원했던 프로야구는 27일 현재 이보다 13% 줄어든 334만7,37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더 많은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구단과 선수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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