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오늘부터 나흘 동안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오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한중 FTA 등 현안을 폭 넓게 논의한다. 28일에는 총리 등 중국 지도부를 잇달아 만난다. 5월 방미에 이은 중국 방문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강화 등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다지기를 기대한다.
두 나라 정상은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공조 강화와 FTA 등 경제협력 확대를 다짐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주목할 것은 대북 공조 강화와 관련해 중국이 얼마나 구체적 의지를 표명하느냐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전례 없는 비판적 태도를 보인 사실에 비춰 실질적 대북 압박 강화를 기대한다. 그러나 중국은 북핵 문제로 미중관계 등에 불안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을 우려, 일방적 북한 편들기에서 벗어나 외부환경 안정에 나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런 시각에서 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북 정책의 큰 틀은 바꾸지 않은 채 비핵화를 앞세워 어느 정도 압박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중국에 지나친 요구는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비핵화 공조 강화를 다짐하고, 동북아 평화협력과 북한의 개혁· 개방 등을 진솔하게 논의하는 것을 성과로 삼을 만하다.
실질적 성과는 경제협력 분야에서 기대된다. 이번 방중에는 5월 방미 때보다 많은 70여 명의 경제사절단이 함께 간다. 또 박 대통령은 29일 중국 서부 대개발의 거점인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의 한국 기업과 진시황릉을 둘러본다. 천년고도(古都)이자 한중 경제협력의 중심인 시안 방문은 경제· 문화· 사회 분야 협력의 진전을 상징한다.
경제협력 강화의 가장 큰 현안은 10년 째 답보 상태인 한중 FTA 문제다. 지난해 한중 교역은 2,151억 달러 규모로 전체 교역의 20%에 가깝다. 미· 일· EU의 교역 비중은 각각 10% 선이다. 한중 FTA 체결은 대중 수출을 30% 늘리고, GDP(국내총생산)를 최대 4% 증대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미, 한· EU FTA 보다 기대 효과가 훨씬 크다. 경제관계 발전은 상호 신뢰를 높여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두 나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심신지려(心信之旅)'를 방중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한다. '마음과 믿음을 쌓는 여정'이란 뜻이다. 중국은 박 대통령을 '오랜 친구(老朋友)'라고 불렀다. 한중 정상이 신뢰와 협력 관계 발전에 새 이정표를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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