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시작될 무렵 각 지역의 제철 산물로 차려낸 소박한 국수 한 그릇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한 끼다. 풍성한 면에 특별한 고명과 육수를 더하면 더위로 지친 여름,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회복시켜주는 음식이 된다.
KBS 1TV가 27일 오후 7시 30분에 방송하는 '한국인의 밥상'은 팔도의 다양한 국수를 소개한다. 우리 국민이 쌀 다음으로 가장 많이 먹는 곡식은 밀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밀의 곡물 자급률은 약 2%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밀로 만든 국수는 반갑기만 하다. 전라도에서는 밀이 수확되기 시작하면 더운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그 밀로 팥 칼국수를 주로 해 먹었다. 또 새참으로는 쉽게 당분을 보충하기에 제격인 설탕국수를 먹었다. 면만 빠르게 삶아서 설탕만 넣어 먹는 국수는 소박하기 그지없다. 국수의 재료가 되는 밀. 초여름의 진풍경이 펼쳐지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박뫼 마을의 황금들녘, 그 수확 현장을 찾아가 본다.
대나무의 고장 전라남도 담양에서는 6월 중순이면 죽순이 한창이다. 에서 강한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는 죽순. 담양에서는 어떤 국수를 만들어 먹었을까? 대나무 밭 밑에 닭을 풀어 키우는 양순섭 씨 댁은 이른바 '죽계'라고 불리는 닭을 잡아 엄나무와 죽순을 같이 삶아 육수를 낸다. 몸이 아프신 어머니를 위해 만든 죽계국수와 우렁 죽순 비빔국수는 맛뿐만 아니라 그 정성으로도 여름철 보양식이 된다.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산들로 둘러싸여 산지가 많은 경남 함양은 그 때문에 계곡이 발달해있다. 쌀보다 민물고기가 흔했다는 이곳에서 주로 먹었던 국수는 바로 어탕국수다. 함양 토박이 문현숙 씨 가족은 근처의 냇가에서 민물고기를 잡아 어탕국수를 끓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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