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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부회장? 손경식 회장?

입력
2013.06.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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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지배구조(소유)와 계열사 경영에서 최정점에 서있는 이재현(53) CJ그룹 회장의 검찰소환으로 그룹의 경영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선 앞으로 그룹을 이끌고 갈 비상 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이다. 과연 누가 이 회장의 공백을 메워 향후 그룹의 권력재편을 이룰 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그 동안 어머니 손복남(80) CJ그룹 고문이 이 회장과 누나인 이미경(55) CJ E&M 부회장간의 그룹 내 권력 배분과 힘의 균형을 조절하며 실질적인 그룹 '막후 실력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 회장의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이 길어질 경우 자연스럽게 누나인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반적인 재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CJ 내부에서는 그룹 지배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겉으로 드러나는 오너일가라는 배경만으로 그룹의 새로운 권력구도를 예측하는 것은 지나친 속단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CJ㈜를 중심으로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CJ그룹은 자회사인 CJ제일제당이 식품 계열사와 CJ대한통운, CJ E&M이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계열사, CJ오쇼핑이 CJ헬로비전을 통해 종합유선방송사업을 각각 지배해오고 있다. CJ(주) 지분 42.3%를 보유한 이 회장은 그 동안 수직계열화한 계열사들을 직접 경영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반면 이 부회장은 CJ E&M 지분 0.15%만을 보유한 채 엔터테인먼트사업 경영에만 집중해 왔을 뿐, 지주사 주식은 전혀 없고 그 동안 주력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그룹 전반의 경영에는 전혀 관여해오지 않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으로서는 이 부회장의 보유 지분율 등을 고려할 때 경영 전면에 내세우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일 것"이라며 "다만 초기 위기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손 여사의 의중이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중 어디로 향할 지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 이라고 관측했다.

오랜 기간 그룹을 맡아왔던 또 다른 오너일가인 외삼촌 손경식(74)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복귀도 이 회장의 경영공백을 메우는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오르고 있다. 손 회장은 이미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전문경영인으로 위기상황에 몰린 CJ의 체제 안정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고령인데다가 그룹 일선에서 10년 가까이 떠나 있어 현실적으로 그룹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룹 일각에선 이 회장의 자리를 비워놓고 이 회장의 신망이 두텁고 현재 대표인 이관훈 대표이사가 경영만 대행하거나, 제3의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방안도 신중히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이 회장의 사법처리를 염두에 둔 후계 논의는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 회장의 경영공백에 따른 그룹의 컨틴전시 플랜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이 회장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키는데 올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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