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성과 청취에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원어민 입장에서 본다면 음절 하나 하나의 발음보다는 문장 전체의 리듬이나 억양이 더 중요한 요소다. 즉 문장 리듬이 자연스럽게 들리면 원어민 영어처럼 들리는 셈인데 미국 현지에서 사는 교포의 발음이 한국에서 발음이 좋은 사람보다 청취하기 쉬운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억양에 앞서 기초부터 다질 때에는 각 음절의 개개 발성이 급선무이고 절실한 문제다.
Desk의 발성을 '데스크'로 할 것이냐 '데스ㅋ'로 할 것이냐는 문제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배우는 것인데 종성을 일부러 끄집어내어 발성하는 것은 일본식이다. 가령 empty(텅빈)라는 단어를 보자. 일본인과 한국인은 '엠프티'로 발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선 이 단어를 em-(엠), -p-(ㅍ), -ty(티)로 분철해 보자. 여기서 'p'에 해당하는 단어는 자음으로써 닿소리이다. 제대로 소리 나려면 모음이 필요하며 앞 소리나 뒷 소리에도 접속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p'는 입 밖으로 소리 낼 완전한 음(sound)이 되지 못한다. 이것을 'p=프'라고 소리 내는 것은 마치 일본인들이 'm=에무', 'n=에누''r=아루'라고 발음하는 습관의 영향으로 보여진다. 'p'소리에 존재하지도 않는 '으'를 갖다 억지 발음을 만들고 있는 이런 방식을 그대로 받아 들인 것이 한국인의 일본식 발성이다. 한편 원어민들이 '비음(鼻音)'을 읽는데 대표적인 음으로 n, m, ng소리가 있다. 모두 코를 울리는 비음이기 때문에 코가 큰 미국인에게 유리하고 아기들이 가장 먼저 말하는 mama도 콧소리의 대표적 케이스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교사들이 종성을 강조하며 시범을 보일 때가 있는데 이는 각 음절 하나 하나의 발음을 제대로 하라는 뜻에서다.
Talk Show의 발성을 '토크 쑈'냐 '토-ㅋ 쇼우'냐는 쉽게 구별될 것이다. 전자가 일본식 발성이라면 후자는 원음 처리다. 'Help me'에서도 '헬프 미'냐 '헬ㅍ 미'냐는 것은 쉽게 구분할 것이다. 현재 한국인들의 발음은 이들 방식을 마구 혼용하여 기준도 없고 목표도 없다. 왜냐하면 'I like hot dogs'의 발성에서 '라이크'는 일본식으로 종성 처리를 하는 반면 hot은 '핫'으로 영어식 발음 혹은 우리말과 우랄 알타이 특성대로 말음 처리를 대표음으로 하는데 오히려 영어 원음에 가깝다. '라??핫 다-ㄱ즈'처럼 원음 발성을 해야 한다. 지금은 원음 확인이 쉬운 시대이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원음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시대다. 각 음절 발성을 정확히 한 다음 맨 나중에는 전체의 억양을 살려 원음처럼 소리 내는 것이 발성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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