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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투수 꼼꼼히 체크 '명품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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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투수 꼼꼼히 체크 '명품 조커'

입력
2013.06.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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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포츠는 흐름이 중요하다. 9번씩 공격을 주고 받는 프로 야구는 경기 중ㆍ후반 승부처가 꼭 생긴다. 흐름을 좌우하는 순간 감독들은 '조커'를 꺼낸다. 승부처에서 기회를 잡는 팀이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타 또는 대주자로 나가는 백업 선수는 늘 긴장과 부담이 뒤따른다. 결정적인 순간 중책을 부여 받아 잘해야 본전, 못하면 뭇매를 맞는다. 그러나 조커 역할 또한 경험이 쌓일수록 능수능란하게 소화할 수 있다.

대타 출격 예감, 알아서 미리미리 준비

대타 요원들은 자신이 나갈 시기를 대략 짐작하고 있다. 경기 초반 덕아웃에 앉아 경기의 흐름을 읽은 다음 5회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몸을 푼다. 코칭스태프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스윙을 하며 출격 준비를 한다.

대타로만 홈런 3개를 쏘아 올린 SK 조성우는 "대타는 쉽지 않지만 미리미리 몸을 풀며 준비한다"며 "후반부에 왼손 투수가 나오면 어김없이 벤치에서 준비하라고 한다. 이젠 왼손 투수가 익숙할 정도"라고 말했다. 조성우는 이만수 SK 감독으로부터 클러치 능력을 인정받아 대타 카드 1순위로 자리 잡았다. 대타 타율은 3할8리(13타수 4안타)다.

22일 한화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두산 오재일 역시 "선발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대타로 나갈 것을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대타 타율이 무려 3할3푼3리에 달한다. 그 중심엔 박준서가 있다. 박준서는 대타로써 친 안타 3개를 모두 결승타로 연결했다. 박준서는 "대타가 주전보다 힘들지만 주자가 있으면 오히려 더 즐겁다"고 했다.

넥센 오윤은 "매번 치려고 하면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네 번 중 한 번만 치자는 마음가짐으로 편히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발로 사는 대주자, 투수 연구 필수

대주자의 대명사는 삼성 강명구다. 강명구는 현재 팀 사정상 잠시 1군에서 빠졌지만 2003년 프로에 데뷔해 특출한 주루 센스로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대주자로만 나가 통산 99도루를 기록한 강명구는 "경기에 출전하기 전 투수의 움직임이나 퀵 모션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나가야 한다"며 "도루를 성공했다고 안주할 수 없고, 숙소에서 리플레이를 수 차례 돌려보면서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생존 비결을 밝혔다.

강명구의 뒤를 이어 전문 대주자 요원으로 떠오른 넥센 유재신 또한 "경기 전 여러 가지 작전 등에 대해 인지하고 나간다. 대주자로 나가는 상황이 부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재신은 타석에 14번 밖에 서지 않았지만 38경기에 나가 11득점을 올렸다.

NC 역시 전문 대주자로 이상호라는 재목을 발견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후반부에 타자가 살아나가면 어김없이 이상호를 투입한다. 도루 9개를 기록 중인 이상호는 현역 시절 '대도'로 불린 전준호 NC 코치가 치켜 세울 만큼 주루 센스가 뛰어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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