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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월 22일] 금융시장 불안에 과민 반응 조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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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월 22일] 금융시장 불안에 과민 반응 조심할 때다

입력
2013.06.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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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주식과 채권 가격, 원화 가치가 동반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연이틀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거대한 신흥시장 이탈 흐름을 볼 때 조금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이후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 300조원 가운데 상당한 규모가 이탈할 경우 트리플 약세의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글로벌 금융 불안은 '예상된 조정'의 측면이 강하다. 유동성의 힘으로 실물 경제 회복세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오른 세계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양적완화의 수혜를 많이 받은 신흥국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으나 각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따라 불안정의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 경제로서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톰 번 부사장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한국에 오히려 호재"라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의 위기는 늘 경상수지 적자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지금은 15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이고 물가 안정, 낮은 국가부채 비율, 외환보유액의 단기외채 상회 등 경제의 질은 훨씬 견실해졌다. 경제 펀더멘털이 우리보다 나은 신흥국은 거의 없다. 이번에 신흥국 차별화가 진행되면, 외국인 투자는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원화 환율이 많이 올라 엔화 약세 부담을 상당기간 덜게 된 것도 호재의 하나다.

그럼에도 외국인 자본 이탈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면 금융시장의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개꼬리가 개를 휘두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2008년 리먼 사태이후 외환 유동성 위기로 내몰렸을 때가 그랬다. 외국인의 채권 매도 공세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중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고 회사채 시장이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할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과도한 위기의식으로 투자 심리와 실물 경제를 위축시켜 더 큰 '자기실현적' 위기 상황에 빠지는 일이 이번에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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