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계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 국내업체 중 유일하게 태양광 산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한화그룹에 마침내 실적개선의 청신호가 켜졌다. 한화솔라의 2분기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뚜렷한 실적개선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한화솔라(한화솔라원ㆍ한화큐셀)의 2분기 모듈 출하량이 420~450MW 규모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출하량 250MW에 비해 70% 정도 늘어난 수치이다. 올해 1분기 출하량은 400MW로 2분기 연속 400MW이상이 예상된다. 이는 한화가 일본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규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개발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의 국가별 태양광 시장 규모에 따르면 가장 큰 수요처인 독일이 2012년 8.2GW인데 비해 올해는 3.5GW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통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었던 독일 등 유럽지역이 올 들어 한화가 주력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와 신흥지역의 수요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안정적인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유럽시장에 편중된 판매지역을 다변화시켜 각 시장 특성에 맞게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한화는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의 경우 한화큐셀의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시장 지배력 강화 전략을, 신흥시장은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한화솔라원 중심의 2원화된 시장진입 전략을 각각 펼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한화솔라원의 판매지역은 유럽의 비중이 52%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22% 수준까지 하향 조정됐다. 현재 한화솔라는 일본의 마루베니에 500MW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155MW 규모의 모듈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달 중 일본 오사카에 제2영업소를 설립, 태양전지판 핵심부품인 셀과 모듈의 판매망 확보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11.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2개월 내 협상에 실패할 경우 평균 47.6%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도 한화로서는 큰 호재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 미국, 중국 간의 태양광 무역 분쟁에서 한국 업체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중국 업체들이 한국과 대만의 웨이퍼, 셀, 모듈업체를 이용해 수출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화는 한화솔라원과 한화규셀의 맞춤형 이원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케미칼의 하반기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프엔(FN)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한화케미칼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04억원,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73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태양광 부문의 실적이 큰 폭 개선되고 한화케미칼의 올 하반기 영업이익은 2,296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한화큐셀의 가파른 실적 개선과 중국 태양광 구조조정에 따른 한화솔라원의 수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태양광 업황의 추세 반등 여부를 두고는 중장기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화의 대규모 투자가 자칫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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