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균 성적에서 전국 16개 광역시· 도 가운데 1위 자리를 지켰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여러 여건이 훨씬 나은 지역을 모두 제치고 4년 연속 일궈낸 기록이다. 그 것도 공교육 중심으로 거둔 성적이라 더욱 값지다. 중고교 입시 교육의 모범으로 본받을 만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분석에 따르면, 제주도는 언어 수리 외국어 등 3개 영역의 표준점수 평균이 16개 시· 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하위 8· 9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가 가장 높은 학교와 가장 낮은 학교의 점수 차이도 적었다. 그만큼 성적이 뒤처지는 학생이 많지 않고 전체적으로 고르게 실력을 쌓았음을 알 수 있다. 제주 특유의 '모다들엉'(모두 함께 한다) 문화가 작용한 결과라는 자체 평가를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할 것은 학교 공교육 중심으로 값진 성과를 거둔 사실이다. 제주지역은 사교육 학원부터 서울 등 다른 지역처럼 많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 학교가 앞장서 노력한 것이 공교육 성공의 바탕이다. 정규수업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교사들은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가르치고, 학생들도 스스로 방과 후 학습에 열심이라고 한다.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자녀들의 공부 실력은 높인 것이다.
제주도의 성공사례는 공교육 정상화의 모범으로 널리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학부모가 허리띠를 졸라매며 사교육에 매달리지 않더라도, 자녀 스스로 학교에서 실력을 쌓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교훈을 일깨워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수능을 가급적 교과서나 EBS강의 범위 안에서 출제하는 방침을 지켜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평가원 분석에서 전체적으로 도시와 읍면 지역의 수능점수 격차가 줄어든 것도 반가운 일이다. 사립고교와 재수생들의 강세가 아직 두드러지는 상황에서도, 사교육의 대학입시 기여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준다. 제주도의 성공사례를 본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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