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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입 외국자금 300조… 미국 자금 114조 향방 시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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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입 외국자금 300조… 미국 자금 114조 향방 시장 촉각

입력
2013.06.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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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에 착수, 돈줄을 죄기 시작하면 신흥국은 몸살을 앓게 되기 때문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연말쯤으로 예상되는 양적완화 시기가 9월로 당겨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다급해진 셈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쏟아낸 달러는 세계 각지의 신흥국으로 유입돼 각국 자산시장에서 거품을 만들고, 통화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 전개되면 자금이 일시에 신흥국에서 빠져나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게 된다.

물론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 경제가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이어가는 등 펀더멘털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좋아 충격은 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선진국에서 들어온 자금 규모가 이미 수백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낙관할 수만은 없다.

실제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한 이후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은 무려 30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미국 자금이 114조원가량 유입돼 있어 대탈출이 현실화하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리로서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당시에는 1년 만에 외국인 자금이 156조원이나 빠져나간 쓰라린 경험도 있다.

21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이 양적완화를 실시한 2008년 말 이후 현재(5월 말 기준)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과 채권 보유액은 약 304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 기간 순유입된 주식, 채권 등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 1,158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 자금은 신흥국들과 마찬가지로 2009년부터 급증했다. 포트 폴 리오 투자자금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24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순유출을 보였다. 그러나 2009년 497억달러 순유입으로 돌아섰으며, 2010년 425억달러, 2011년 131억달러, 2012년 101억달러 등 4년째 순유입됐다.

이로써 4년간 순유입된 포트폴리오 투자는 총 1천158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4개국(1,72억달러)이나 인도(856억 달러)에 대한 순유입액보다 더 많은 규모이고 중국(1,184억달러)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포트폴리오 투자 자금은 급격하게 유출입할 수 있는 자금이다. 이런 외화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게 되면, 주식과 채권이 약세를 보이고,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악순환은 불가피하다. 특히 국내 시장의 자본자유화 정도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는 '현금인출기'로 불릴 정도로 다른 신흥국에 비해 높아, 자금 엑서더스 상황에서는 매우 불리한 실정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자본자유화가 잘 돼 있어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며 "당국이 시장 상황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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