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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쇼크… '글로벌 자금 이동'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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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쇼크… '글로벌 자금 이동' 본격화

입력
2013.06.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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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쇼크'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장이 19일(현지시간) 양적완화 출구 전략 실행 시간표를 명시적으로 밝힘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각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는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회의(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만약 미국 경제가 우리의 예상대로 간다면 FOMC는 올해 말부터 양적 완화 속도를 줄이고 내년 중반에는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 풀기에 나섰던 연준 정책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을 이끌어왔던 유동성 장세가 막을 내리고, 신흥국으로 몰린 돈이 다시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글로벌 자금의 연쇄이동, 이른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ㆍ안전자산인 채권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출구전략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다우존스 평균산업지수가 전날보다 206.04포인트(1.35%) 떨어진 15112.19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2.35% 올라 2012년 3월 이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화는 달러당 96.47엔을 기록, 전일에 1.15엔 올랐다. 유로화 역시 1.3295달러로 전일에 비해 0.0097달러 낮아졌다.

버냉키 쇼크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도 뒤흔들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14.9원 오른 달러당 1,145.7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7월26일 1.146.9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82포인트(2.00%) 내린 1,850.4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5.82포인트(1.10%)빠진 525.59를 기록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30.64푄트(1.74%) 떨어진 13,014.58로, 대만 가권지수도 전날보다 108.48포인트(1.35%) 하락한 7,898.91로 장을 종료했다. 아시아 시장의 약세는 이날 발표된 중국의 6월 HSBC PMI(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 잠정치가 48.3으로 시장 전망치 49.1을 밑돌면서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출구전략으로 신흥국으로 들어왔던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흡수되면서 아세안 증시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신흥국에서 주식 채권 환율의 트리플 약세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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