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30일 나흘간의 중국 국빈 방문기간 산시(陝西)성의 시안(西安)을 찾을 예정이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벌써부터‘귀빈맞이’준비에 분주하다.
중국 서부대개발의 중심지인 시안에는 현재 삼성전자가 70억달러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LG상사와 SK텔레콤 등이 진출해 있다. 또 시안과 인접한 인촨에는 전기ㆍ전자ㆍ정밀기기ㆍ부품업체인 심텍전자유한공사와 서안화천통신유한공사가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광업ㆍ자원개발업체인 영하KNOC삼성난천석유개발유한공사, 건설업체인 영하한통지능형시스템유한공사, 희토류재료 제조업체인 서안맥슨신재료유한공사 등 7개 현지 생산법인이 자리잡고 있다. 시안에 가장 먼저 진출한 서안화천통신유한공사는 2002년 현지에 생산법인을 만들었고, 인터넷 관련 장비 제조업체인 다산네트웍스는 연구개발법인을 이곳에 두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대통령이 시안을 방문할 경우 우선적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부지를 방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고신공업개발구에서 140만㎡의 부지를 확보한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연말쯤 완공될 예정이다. 총 투자규모 70억달러로 차세대 10나노급 낸드 플래시 생산라인을 갖춘 이 공장은 2014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공장이 풀 가동되면 300㎜ 웨이퍼 기준으로 월 10만 장분의 반도체를 생산하게 된다. 특히 중국의 고위 정부 관계자들뿐 아니라 시안 시민들은 삼성전자의 투자가 시안을 크게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박 대통령의 방문은 한중경협의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9월 기공식에는 중국정부를 대표해 자오러지 시안성 서기가 참석했으며, 리커창 총리는 “서부대개발에 삼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치사를 보냈을 정도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끝나면 부품ㆍ장비업체 등 삼성전자의 150여개의 협력사들도 대거 시안에 터를 잡게 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13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박 대통령을 수행해 시안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하이 등 중국 전역에 진출해 있는 삼성 현지 관계자들이 시안에 집결해 귀빈맞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대통령의 이번 방중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70명 정도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기업이 넘쳐나 청와대가 막판까지 기업 선정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5년 전의 36명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규모다. 주요 재계인사로는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미국방문 당시 수행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경제5단체장, 중소기업들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에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는 유통ㆍ서비스 업체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이들 기업 가운데 일부가 신규 투자 발표에 나서지 않을까 주목된다”고 말했다. 시안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중앙아시아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고 한중간 미래협력의 잠재력이 큰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의 방문에 맞추지는 않더라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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