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버냉키 출구 로드맵 제시]버냉키,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에 양적완화 축소 배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버냉키 출구 로드맵 제시]버냉키,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에 양적완화 축소 배경

입력
2013.06.20 12:07
0 0

내년 1월 버냉키 의장 교체 여부도 주목할 변수(8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그러나 원론적인 언급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구체적으로 타임 테이블까지 제시한 것은 연준이 전망하는 경제상황이 시장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메시지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버냉키 의장의 말 한마디에 휘청거린 것은 이 때문이다.

뉴욕 월가 등 금융계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연준의 인식이 지나치게 적극적일 경우 회복기에 있는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각종 지표를 동원, 연준의 행보에 제동을 걸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3%로 연준의 2.6%에 비해 크게 낮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에 양적완화에 대한 입장을 재고해 달라는 신호였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미국 주택시장의 호전을 사례로 제시하며 미국의 경제 펀더멘틀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경제가 지속적으로 좋아진다면 올해말부터 85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시작해 2014년 중반에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2.9~3.4%에서 3.0~3.5%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말 실업률은 3월의 전망치 6.7∼6.8%에서 6.5∼6.8%로 내렸다.

연준은 성명에서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고용시장 상황이 최근 몇 개월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낙관론을 펼쳤다. 시장상황에 대한 연준의 낙관적인 인식이 공세적 출구전략의 배경인 것으로 해석된다.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로드맵 발표에 따라 2009년 3월 1차, 2010년 11월 2차, 2012년 9월의 3차 등 세차례 이뤄진 미국의 경기부양 정책은 내년 중반 종료될 전망이다.

BNP 파리바의 아론 콜리 채권전략가는 “FRB가 마침내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면서 “영원한 QE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세계 각국의 출구전략도 잇따를 전망이다. 일본은행(BOJ)은 12일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존 경기부양책을 유지하고 기준금리도 동결키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6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경제축들이 더 이상의 경기부양은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볼 때 채권시장 안정이나 마이너스 금리도입 등 불과 한달 전까지만해도 기대됐던 부양책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볼 수 있다.

비판론도 적지 않다. 웰스파고 프라이빗뱅크의 조지 러스낵 전무는 “연준이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시장이 긴축 개시에 대비하게 하는 동시에 이런 긴축이 너무 극단적이고 시장에 지장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유동성 장세 종료에 방점을 찍은 의견이 있는 반면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은 앞으로 양적완화 보다는 2015년까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데에 더 주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버냉키 의장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더 큰 불확실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한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